석가탄신일인 12일. 휴일이라 찾는 이가 없는 한산한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외롭게 앉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지난 8일 오후 도교육청의 학교자율화 후속조치 내 방과후학교 운영계획을 반대한다며 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학원연합회 김종택 회장이 그 주인공.
지친 모습이 역력한 김 회장은 “도교육청의 학교자율화 후속조치는 공교육의 역할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며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학교에 있어야 하는 구성은 학생과 정규 교직원이지 과외교사가 아니다. 학원인이 있어야 하는 자리 또한 학원이지 학교가 아니다”면서 “학교의 정규교육시설에 개인, 단체, 업체, 학원 소속의 과외교사를 참여시켜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며 학교를 과외 사업장화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30일 학교자율화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초등 방과후학교에 교과목 프로그램을 허용하고 학교장을 중심으로 강사 채용 등의 자율 운영권을 주며 영리단체의 위탁운영은 금지하되 비영리단체에는 위탁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김 회장은 “외부 강사를 방과후 학교 강사로 참여시킨다는 것은 도내 정규교원의 교과 학습 지도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도교육청 스스로 인정한 처사”라며 “학원 강사가 방과후 학교에 개인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눈가림의 속임수일 뿐 학원이 학교과외교사를 연결시키는 중간업자로 전락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비영리단체의 위탁운영이 가능해짐으로써 영리단체가 비영리단체를 만드는 편법이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 학교가 입시경쟁, 입시과열을 부추기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특기적성에 한해 운영되던 초등학교의 교과목 방과후 프로그램이 가능해진 것과 관련, 김 회장은 “초등학생에게까지도 성적 만능주의의 입시지옥으로 몰아넣는 비교육적 조치”라며 “수익자부담인 방과후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또 학원에 와서 개인적으로 교육을 받는 등 사교육비를 현저하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 “수익자부담의 방과후학교, 반강제적인 방과후학교 보충수업, 초등 방과후학교 교과목 확대, 개인 및 비영리단체 소속 외부강사의 참여 등을 반대한다”며 “이를 위해 방과후학교의 위헌·법률적 문제 및 소송을 제기하고 규탄 및 저지대회 등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방과후 학교 운영계획’에 반대하며 지난 8일부터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김종택 도학원연합회 회장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조병석기자 c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