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인사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등 여권 내부에서조차 눈치보기와 제사람 심기가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본지 5월 19일자 4면> 지난 대선과 총선과정에서 한국정치의 중심세력으로 떠오른 경인지역 인사들의 발탁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임태희 의원(성남 분당)이 18대 국회 한나라당의 첫 정책위위장에 오른 데 이어 정병국 의원(양평·가평)이 ‘신문·방송 겸영 허용, 방송·통신 융합 등’을 담당할 막강권한의 미디어특위위원장에 내정되는 등 국회 내의 경인지역 인사들이 주요 공기업과 산하기관 등의 원외 수장자리를 맡게 될 지 주목된다.
정권교체의 부산물인 공기업 인사와 관련해 우선 교체대상으로 꼽힌 자리는 305개 공기업 중 일단 250여개. 사장 교체와 함께 감사, 이사 등의 추가 인사가 불가피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1천500여개의 자리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혁신이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공기업 인사와 관련해 정부는 그동안 일부 공기업 민영화와 전문경영인의 대거 영입 방침을 밝혀왔다. 부실과 방만경영의 대명사로 꼽힌 공기업을 개혁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각료·수석 인사파동이 끝나기가 무섭게 장관들의 실언과 정신나간 생색내기, 쇠고기 수입 파동 등이 잇따르면서 전문경영인의 영입과 함께 정치력을 갖춘 인사들의 공기업 기용설이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경인지역 원외인사들 중 현재 공기업 인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공천경쟁 끝에 아깝게 탈락한 신현태 전 의원과 고조흥 의원을 비롯한 20여명 안팎.
국회의원과 경기관광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의 신현태 전 의원은 관광공사를 비롯한 관광진흥협회등 관련기관 내정설이 끊이지 않고 있고, 현역의원으로 공천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고조흥 의원도 ‘MB노믹스’를 전파할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수도권 최고의 대접전 끝에 패배한 박찬숙 의원과 한나라당 외곽 조직인 6.3동지회 남부지회장을 지낸 이정문 전 용인시장, 화성에 공천을 신청했던 박재근 전 농협중앙회 상무 등의 이름도 심심찮게 거론되면서 관심이 모아지는 상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국정목표 달성과 경영성과 향상의 공기업 개혁을 달성하고 최일선에서 MB의 ‘머슴론’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분들이 이번 인사에 기용되지 않겠느냐”면서도 “각 기관의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지난 공천과정 중에 보여준 전과배제 등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원칙과 기준 등이 우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와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이 기관장 공모를 본격화하고 있어 오는 6월 말경에는 새 기관장에 대한 인사의 윤곽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