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이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3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내 ‘친박’의 좌장격인 허 의원의 출마로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의 양강구가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 확실한 가운데 지난 전대에 이어 또다시 ‘박심’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허 의원은 이날 “지금 한나라당은 눈치보기와 권력투쟁에만 매몰돼 성난 민심의 파도 위에서 무기력하게 표류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한나라당을 국민 앞에 사랑받는 정당으로 되살려 놓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나고 권력의 눈치만 보는 한나라당 모습을 확 바꿔놓겠다”면서 “분열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어 어느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하나된 한나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상찬, 유정복, 최경환, 이혜훈, 이정현 의원 등 당내 친박 의원 12명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사실상 ‘친박 대표’격인 허 의원의 이날 출마선언에 따라 박희태-정몽준 양강 구도로 관측돼온 전당대회 판세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친박계 대의원 1인 2표 가운데 한 표는 ‘친박 대표주자’인 허 의원에게 갈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남은 한 표를 놓고 김성조 의원과 진영 의원 사이에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 친박표 가운데 박 전 부의장을 찍을 표가 당연히 허 의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대표최고위원 예상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박순자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대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여성 후보로 단독 출마한 박 의원은 여성 몫 최고위원 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는 여당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허태열, 박순자 의원의 전대 출마선언으로 한나라당 7·3 전당대회 대표 최고위원 출마자는 ‘친이’계로 분류되는 박희태 전 부의장, 공성진 의원, 김경안 전북도당위원장, ‘범주류’ 정몽준 최고위원, ‘범친박’ 김성조, 진영 의원 등 8명으로 늘었으며 전대를 둘러싼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