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파동과 함께 국회 공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2일 국회 본회의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여야간 대치가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오는 4일 오후 2시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는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4일이 되면 제헌 60년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이 없는 헌법정지상태의 식물국회가 탄생한다”며 “7월 4일 개원한다는게 아니다. 그러나 국회의장만은 선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회기 종료일인 4일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그 때까지 야권의 등원이 없으면 친박연대 등과의 공조 하에 국회를 소집, 국회의장 선출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여당의 단독개원은 5공 군사시절에도 없었던 독재발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여야간 합의에 기초하지 않은 채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을 적당히 국회로 끌어들여 들러리로 쓰겠다면 큰 오판”이라며 “가축전염병 예방법을 제대로 고치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진짜 국회 빗장을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촛불시위를 공안정국으로 대처하는 이명박 정부의 발상은 암 환자에게 일회용 반창고를 발라주는 식의 처방”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4일 같은 편인 친박연대를 동참시켜 단독 등원하려고 한다”며 “단독 등원은 의회독재를 하겠다는 것으로 행정부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역할을 포기하고 거수기와 선봉대 역할을 하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한나라당의 단독개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국회개원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