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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두·살구 교배 신품종 ‘하모니’ 육성 전지혜 연구사

“육성 품종명 평생 남아, 오랜 연구 보람 느껴요”

 

“연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육성한 품종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전지혜(38·농학박사) 농업연구사의 지론이다.

그는 연구소 내에서 ‘복숭아 박사’로 유명하다. 전지혜 연구사는 17일 수원 농협유통센터에서 자두와 살구를 교배해 육성한 신품종 ‘하모니’를 선보였다.

복숭아 박사로 불리는 만큼 그의 품종 육성 성과 또한 화려하다. 98년 진미를 시작으로 수홍(2003), 수미(2004), 미홍(2005), 미스홍(2007) 등 여러 복숭아 품종을 육성했다.

하지만 복숭아를 비롯한 핵과류의 신품종 육성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핵과류는 특성상 유년성을 갖기까지의 긴 기간과 이를 육성해 소비자에게 선보이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지혜 박사는 “핵과류 등 식물의 유년성은 사람의 생식능력에 비유할 수 있다. 사람이 일정나이에 달하면 2차 성징이 나타나고 결혼연령에 이르듯이 식물도 마찬가지다”며 “사과의 경우 길면 15년, 복숭아는 4~5년이 지나야 유년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년성을 갖기까지 기간과 육종 및 육성 3년, 지역적응시험 5~6년, 출하기간 2년 등 과수 신 품종을 개발하기까지 무려 15~16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연구원이 과수의 신 품종을 육성하려면 이같이 오랜 기간을 연구에 매달리지 않고서는 탄생할 수 없는 것이다.

전 박사는 “신 품종 개발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대신 번식력이 뛰어나 후대를 얻기 쉬운 장점도 있고 자신이 육성한 품종명은 평생토록 남기 때문에 연구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웃음지었다.

그가 말하는 복숭아의 매력은 사과와 배, 자두 등과 비교해 자가 결실성이 가능한 것.

사과와 배, 자두는 복숭아와 달리 자신의 꽃가루로는 수정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자가불화합성(SI : Self incompatibility)을 가져 스스로는 과실을 맺지 못한다. 때문에 꽃가루를 줄 수 있는 수분수품종이 근처에 있어야 한다.

전 박사는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사과나무 한그루를 심으면 결코 과실을 맺지 않게 된다”며 “사과나무의 이러한 특성은 스피노자가 말 한 이후에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앞으로도 꾸준히 신 품종 육성과 종간교잡의 유전분석 등 연구에도 매진할 생각이다”면서 “물론 신품종 육성도 중요하지만, 육성된 품종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부분도 현재의 연구사들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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