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민(22·한체대)이 2008 베이징올림픽 태권도에서 한국에 4번째 금메달을 안기며 종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차동민은 23일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80㎏급 결승에서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를 5-4로 제압했다. 이로써 차동민은 태권도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한국의 황금체급으로 자리잡은 남자 80㎏이상급에서 김경훈(시드니)과 문대성(아테네)에 이어 3회 연속 정상을 지켜냈다. 또 이번 대회 여자 57㎏급 임수정(21·경희대)과 남자 68㎏급 손태진(19·삼성에스원), 여자 67㎏급 황경선(21·한체대)에 이어 마지막을 금빛 발차기로 장식하며 한국이 출전한 4체급을 모두 석권하는데 화룡정점을 찍었다.
이날 차동민의 금메달 획득으로 한국의 국기(國技)인 태권도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출전한 전체급 석권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게 됐다.
한국의 종전 최고성적은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금 3, 은메달 1개였고,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금 2,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1, 2회전에서 크리스토퍼 모이틀랜드(코스타리카)와 아크말 이르가셰프(우즈베키스탄)를 연파한 차동민은 4강에서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쿠바)를 1-0으로 제압하는 등 강호들이 잇따라 격파하며 파죽의 상승세로 결승에 진출했다.
차동민은 결승 시작 10초만에 상대에게 발공격을 허용해 0-2로 끌려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1라운드 종료 35초 정도를 남겨 놓고 1점을 만회한 뒤 곧바로 오른발 찍기로 상대 얼굴을 가격하며 2점을 보태 3-2로 전세를 역전 시켰다.
경기 흐름을 되돌린 차동민은 이어 2회전 1분40초를 남기고 오른발 돌려차기로 1점을 더하며 낙승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차동민은 2회전 25초를 남기고 니콜라이디스 에게 오른발 돌려차기를 허용한데 이어 3회전 1분22초를 남기고 또 다시 왼발돌려차기로 점수를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차동민 편이었다. 차동민은 4-4로 동점을 허용한 가운데 3회전 18초를 남겨 놓고 공격해 들어오는 니콜라이디스의 공격을 적절한 수비로 무효화시킨 뒤 전광석화같은 회심의 돌려차기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 같은 체급 결승에서 문대성에 패했던 니콜라이디스는 4년 만에 같은 한국 선수를 상대로 설욕을 노렸으나 또 한 번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