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선물과 제수용품 등 물건을 고르는 손질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조상에게 대접하고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먹어야 할 먹거리를 선택하는데는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모자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일수록 소비자들이 좋은 농산물을 고를 수 있도록 제수용 과일과 고기 등을 적절히 고르고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특히 설과 달리 제철 농산물이 많이 나오는 추석에는 더욱 농산품 구매에 신경을 써야 한다.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에서 말하는 ‘명절상차림을 위한 최고의 농산물 구매요령 및 우리 전통음식의 조리법’ 등에 대해 살펴본다.

◆쇠고기, 밝은 색과 탄력이 생명 =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정성스런 선물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 쇠고기이다.
쇠고기는 밝은 선홍색의 살코기와 유백색의 지방이 잘 조화되고 고기결의 탄력이 살아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경우는 판매점 진열장에 개시된 등급판정확인서를 통해 쇠고기 생산일자, 품종, 육질등급 등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포인트다.
만일 고기의 표면을 볼 수 있다면 위생검사도장 잉크색으로도 쇠고기의 종류를 알 수 있다.
보통 한우는 적색이고 육우(고기소)는 녹색, 유우(젖소)는 청색을 띈다.
제수용이거나 음식장만용인 경우는 가정에서 선도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필요량을 따져 적당량을 구입하고 무조건 비싼 등심을 고르기 보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부위를 원산지, 가격을 고려,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쇠고기는 부위별로 요리용도가 다르며 구이, 탕, 국, 산적, 스테이크, 불고기, 전골 등 요리방법에 맞는 적절한 부위를 선택하는 것이 음식맛도 살리고 가계도 살리는 방법이 된다.
쇠고기는 도축시기를 기준으로 진공포장해 저온냉장온도(0-4℃)에서 10~14일정도 저장하면 자연 숙성돼 연해지므로 날짜를 잘 확인하도록 한다.
가정에서 직접 구입할 경우에도 보존시에 숙성을 시키는 방법을 적절히 이용하면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양념육인 경우는 파인애플 등의 열대과일즙이나 무, 배 등을 갈아 고기5kg당 30~50g정도를 넣고 하루정도 재어 놓으면 같은 고기라 해도 훨씬 더 부드러운 고기가 된다.
◆제수과일, 올해는 품종을 기준으로 선택 = 올해 과일은 추석이 예전보다 빨리 찾아왔기 때문에 좋은 과일을 고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는 기존의 품종들을 재배하는 농가에서 숙기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과일을 고를 때 품종을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사과의 경우는 색깔이 고르게 퍼져 있고 푸른 색이 보이지 않으며 손가락을 이용해 튕겨보았을 때 맑은 소리가 나는 것이 좋다. 크기는 다른 제수용 과일과 어울리도록 고르는 것이 좋다. 배는 품종에 따라 색깔이 다소 틀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원황의 경우는 살짝 주황이 감도는 노란색으로 표면이 매끌매끌하며 밑부분의 꽃자리가 깨끗하고, 꼭지가 마르거나 끈적거리지 않는 단단한 것을 고르고 상처가 없어야 한다.
단감은 과실을 잘 보고 무르거나 멍든 것, 과피가 검게 변한 것은 피하도록 한다. 약간 사각형의 모양이 제대로 잡힌 것이 좋고 표면이 매끈한 과실이 좋다. 꼭지의 경우 찌그러진 모양인 것은 좋지 않으므로 꼭지부분과 배꼽부분을 살펴 변색된 것을 피하도록 한다.
한편 가정에서 과일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온도이다.
사과, 배, 단감의 저장온도는 0℃를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 수록 얼기 쉽고 높을수록 품질이 쉽게 떨어지게 된다.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는 밀폐용기, 봉지 등을 사용하는 것이 과실의 건조를 막을 수 있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 산소부족과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품질저하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멍을 한 두개 뚫어 주는 것이 좋다.
단, 사과와 감을 같이 보관하는 경우는 단감이 쉽게 무르기 때문에 반드시 별도 포장하거나 장소를 달리해 보관하도록 한다.
| 전통음식 조리법 공개 |
|
농진청이 도시·농촌주부 312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추석 및 전통음식’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7.8%가 ‘추석명절을 지키고 있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여러 가지 추석명절음식을 장만한다’고 답했다. 이는 추석명절을 지키는 우리 전통이 살아 있음과 지역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음식문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면도 보여주나, 몇몇 음식의 경우는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로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는 점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에 농진청이 추석을 앞두고 여러 가지 우리 전통음식의 조리법을 소개한다. ▶토란탕 - 토란은 추석절부터 나오기 시작하며 흙 속의 알이라 하여 ‘토란’이라 하고, 연잎같이 잎이 퍼졌다 하여 ‘토련’이라 한다. 토란은 토란탕, 산적, 찜, 조림, 구이, 장아찌, 엿 등을 해 먹는다. 토란탕은 국거리로 양지머리나 사태를 푹 곤다. 곱창과 양을 합해 곰국을 끓여도 좋다. 흠씬 무른 고기를 썰어 양념하여 넣고 무, 삶은 토란, 다시마를 넣어 폭 끓여낸다. ▶닭찜 - 햇닭이 살이 올라 제일 맛이 있을 계절이기 때문에 채소를 합해 찜을 하거나 북어와 다시마를 넣고 갖은 양념해 찜을 하면 구수하다. 토막 낸 닭에 칼집을 넣어 양념 간장과 생강, 고추 등을 넣어서 간이 어느 정도 배면 닭을 번철에 넣고 노릇하게 지져 낸다. 이때 지져서 기름을 빼면 닭 특유의 냄새가 없어져 매우 맛있다. 다 되면 계란 채 썬 것으로 고명을 얹어 낸다. ▶송이회 - 연한 생송이를 잘 씻어 얄팍하게 썰고 오이도 같은 크기로 썰어 참기름과 소금을 합한 곳에 넣어 가볍게 무쳐 낸다. 그대로 또는 초고추장이나 겨자를 찍어 먹는다. 송이산적은 송이를 도톰하게 저며 썰어서 쇠고기와 번갈아 꿰어 석쇠에 굽는다. 송이버섯탕은 끓는 맑은장국에 송이를 살짝 익혀 실파와 지단을 띄워낸다 ▶배숙 - 배수정과라 해 곶감 대신 배를 넣은 것인데, 예전에는 작고 단단한 문배를 사용했다. 배를 통째로 삶아 꿀물이나 설탕물에 담근 것을 말한다. 생강을 편으로 썰어, 알맞은 매운 맛의 생강물을 만들어 둔다. 배는 여섯 쪽 또는 다시 반 나누어 삼각형으로 해 가도련한 다음 속을 빼내고 등쪽에 통후추를 깊이 박는다. ▶느르미 - 느르미는 재료를 익혀 즙을 끼얹은 음식으로, 쇠고기와 어패류, 파, 도라지, 버섯, 달걀, 두부 등의 재료를 꼬챙이에 꿰거나 그냥 익힌 뒤 녹말과 달걀을 씌워 번철에서 지져내 누름즙을 끼얹는 것이 특징이다. 밤다식(율란), 밤초 - 햇밤을 푹 삶아서 반으로 갈라 작은 숟가락으로 파내어 체에 쳐서 밤고물을 만든다. 여기에 꿀과 계핏가루를 넣어 반죽해 다식판에 박으면 밤다식이고, 밤 모양으로 빚으면 율란이 된다. 밤을 설탕물에 넣어 졸이다가 꿀로 볶아 내면 밤초가 된다. 차례상에는 좋은 밤만 골라 속껍질까지 예쁘게 쳐서 돌려 담아 올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