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국제금융위기 및 우리나라의 고환율시대 주가폭락 등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에너지 빈국으로써 난방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겨울철을 맞아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1985년부터 11월을 ‘에너지절약의 달’로 선정하여 본격적인 겨울철이 시작되기 전에 각종 에너지절약 관련 행사를 실시함으로써 겨울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산업체와 가정에서의 에너지절약 실천을 유도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970년대 제 1차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에너지절약 시책은 그동안 초기의 단순 억제정책에서 발전하여 에너지 이용의 합리화와 에너지절약기반 구축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에너지사용기기에 대한 효율관리제도나 산업체의 에너지관리 진단, VA, ESCO 사업 등 90년대 이후에 도입된 각종 에너지절약 제도들은 우리나라의 에너지이용합리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때 연간 10% 이상씩 증가하던 우리의 에너지소비증가율이 99년 이후에는 GDP 성장률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것은 그동안의 우리의 에너지절약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에너지이용이 많이 합리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의 에너지다소비 업종의 비중이 27%를 넘어서고 있다. 또 소득수준이 향상함에 따라 주택, 가전제품, 차량의 대형화가 계속되고 있어 에너지절약의 중요도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러한 에너지사용량의 증가를 과거와 같은 절약운동만을 통해 해결할 수는 없다. 때문에 에너지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원천적인 에너지절약이 가능한 새로운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하여 보급하고, 과감한 시설투자를 통해 실제 산업체나 건물에 이러한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오늘날 에너지절약 사업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최근 우리 공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형가스열병합발전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에너지절약 기술의 좋은 예라 하겠다. 가스를 이용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소형가스열병합발전은 기존의 보일러에 비해 열효율이 높아 에너지절약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전력수요 분산의 효과도 있어 현재 아파트 등 건물에 대해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발전소를 지어 충당하는 대신 전력부하관리를 통해 해결하는 직접부하제어도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새로운 방안이다. 직접부하제어란 타임스위치 또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전력사용기기의 부하를 직접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전력수요를 줄여주는 것으로 특히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여름철의 순간적인 부하폭증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66만kW의 직접부하제어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것은 비상시에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의 발전량과 같은 전력수요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건축하고 나면 고치거나 새로 짓기가 어려운 건물의 에너지절약을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신축건물 허가시 제출하도록 하는 에너지절약 계획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관리공단이 검증과정에 참여하는 한편 건물에도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에너지절약 효율을 부여하는 건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도 지난 2001년부터 실시하는 등 건축물의 원천적인 에너지절약을 유도하고 있다.
매년 겨울철이 되어 난방이 시작되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게 마련이지만, 수요를 충족치 못하는 공급 부족으로 야기된 고유가사태를 겪은 올해의 에너지절약의 달은 더욱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더구나 앞으로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절약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저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용하는 에너지의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원유를 100%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오르내리는 유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절약기술의 개발과 시설투자 등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에너지절약에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