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정하지 못하거나 신규사업도 추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기업의 2009년 사업계획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들의 85.8%가 ‘아직 2009년도 사업계획을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이유로는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대응방향을 정하기 어렵다’(38.5%)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내년도 환율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27.6%), ‘사업전망 등이 불투명해 신규사업 추진여부를 정하기 어렵다(23.3%)’도 상당수 차지했다.
전자부품업체 A사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사업에 진출키로 하고 관련업체를 인수합병할 방침이었으나 최근 시장상황이 악화돼 유상증가가 어려워지면서 내년 사업계획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네트위크 제조업체 B사는 수출물량 급감과 은행대출 중단으로 보유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회사유지도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또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62.5%가 향후 회사가 먹고 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내년도에 신사업 영역이나 신제품 개발 등의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도 없다는 응답이 53.5%로 절반을 넘었다.
응답기업들은 정부가 기업을 돕기 위해 중점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32.0%), 금리인하·재정지출 확대 등의 경기부양(30.6%), 자금난 등의 기업애로 적극 해결(28.7%) 등을 주문했다. 대기업은 규제완화를, 중소기업은 자금난 해결과 경기부양을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지목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제난을 극복할 대응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기업이 제시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해 기업애로를 적극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