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속에 사찰 등 종교시설들이 부동산 시장에 급매물로 나돌고 있다.
특히 장기간 불황이 계속되면서 신자들에 의존해 온 종교시설들이 운영난에 부딪치자 종교시설이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해 급매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교시설들의 궁여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가 한산, 매물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등 돈 가뭄 새태를 실감하고 있다.
하남시 춘궁동 K사찰은 최근 인근 부동산에 사찰부지 천300㎡를 비롯해 대웅전 등 건축물 2동을 포함 1억2천여 만원에 사찰을 통째로 팔겠다며 급매물로 내 놓았다.
지난 1998년에 들어선 이 사찰은 남한산성 도립공원 중턱 전망좋은 곳에 위치해 찾는 신도들이 많아 100여명으로 구성된 신도회가 중심이 돼 사찰운영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올 들어 사찰을 찾는 신도들의 발길이 하나 둘 끊어지더니 최근에는 아예 사람구경하기 힘든 무인 사찰로 변했다.
주지 A(62)씨는 “신도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사찰운영이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위해 사찰을 팔기로 맘 먹었다”고 밝혔다.
하남시 풍산동 H교회 B(42)목사는 최근 자신이 개척교회로 일군 교회를 임대하기 위해 부동산을 찾았다.
B목사는 “지난 5월 인근에 입주하는 아파트를 보고 금융기관 대출까지 받아가며 200 여 ㎡ 면적의 교회를 신축했으나 불경기 탓에 입주가 더딘데다 찾는 교인들 숫자 마저 기대 이하”라며 “운영비는 물론 금융이자를 감당할 길이 없어 교회건물을 임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남시 S부동산중개소는 “종교시설의 매매 및 임대는 보기 힘든 신풍속도”라며 “워낙 경기가 없어 이들 매물의 거래여부는 불투명 한 실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지역부동산 업계는 “비교적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었던 종교시설들이 얼어 붙은것을 보면 불경기를 실감한다”며 “신도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던 종교시설이 한파를 톡톡히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