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회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을 조망하기 위해 화성행궁에서 서장대를 오르는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열린 시의회 임시회에서 시의원이 발의 했던 사안으로 뒤늦게 화성 특별위원회(이하 화성특위)가 구성돼 의회 차원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임시회에서 최초로 의견이 제시될 당시 김용서 수원시장은 현행법상 모노레일 설치가 불가하다고 설명했지만 법 개정을 통해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설치는 적극 검토되야 한다고 밝힌바 있어 추진 배경에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시민단체 등의 반발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탓에 유네스코(UNESCO)에 승인을 얻어야 하고 문화재청의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 등도 받아야 하는 등 추진 과정 역시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내 팔달산에 모노레일
수원시의회 ‘화성 관광 활성화 특별위원회’는 화성 행궁을 찾는 관광객들이 팔달산에 올라 성곽을 조망하고 관광 수익 확보 차원에서 모노레일 설치안을 논의 중이다. 특위는 모노레일을 화성행궁이나 팔달문에서 팔달산 정상에 위치한 서장대까지 오르는 300~400m 구간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특위 소속 시의원 8명은 지난 6일 시 문화체육국장, 화성사업소장 등 집행부 관계자들과 모노레일을 설치해 운영 중인 강원도 삼척 소재 대금굴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특위 소속 한 의원은 “화성 행궁에서 팔달산 정상까지 모노레일 등을 설치하면 관광객을 끌수 있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며 “모노레일이 설치되면 화성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등산로를 노선으로 활용하는 등 문화재와 자연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노레일, 수원시 시의회 짜고 치는 고스톱?
세계문화유산인 화성내 모노레일 설치안은 지난해 시의회 임시회에서 최초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7월11일 열린 256회 제1차 정례회에서 홍승근(매탄3,4동) 의원은 시정 질의를 통해 최초로 이 안을 김용서 수원시장에게 전달했다.
당시 홍 의원은 김 시장에게(의회 속기록 내용) “화성행궁까지 온 관광객들이 서장대까지 쉽게 올라 갈수 있도록 모노레일을 설치해 유료로 운영하면 관광객도 끌수 있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며 “팔달산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전문용역 업체에 용역을 줘서 알아본 다음 설치할 계획은 없는지”에 대해 물었다.
김 시장은 “팔달산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별도로 철탑 설치 등의 구조물 또는 시설물 설치가 필수적이지만 팔달산은 군용항공법에 의거 135m를 초과해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는 지역”이라며 “특히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자연 경관 훼손 등으로 인해 허가가 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법 개정 등을 통해 모노레일 또는 케이블카 설치 등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야 한다”는 찬성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안이 공식석상에서 제기되고 3개월여 뒤인 11월1일 시의회는 홍승근 의원을 위원장으로 13명의 의원들이 주축이 돼 ‘화성 관광 활성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모노레일 설치 방안도 추진됐다.
◇화성내 모노레일 설치 산너머 산
화성내 모노레일 설치는 말그대로 산너머 산이다.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데다 수원 비행장으로 인한 고도 제한, 문화재청 심의 등을 받아야 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의 경우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모노레일 설치에 따른 자연경관 훼손과 각종 구조물과 시설물 설치에 따른 성곽 훼손 등의 우려로 인해 문화재 심의에서의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유네스코의 모노레일 설치 승인도 불투명한데다 모노레일 설치시 팔달산 정상에 설치 해야 하는 철탑도 수원비행장의 고도 제한으로 인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오염, 문화재 파괴 등 모노레일 안될 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시민·환경 단체 등은 반발했다.
수원환경센터 김충환 사무국장은 “수원 화성에는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가 서식 중인데 모노레일 설치 공사가 진행된다면 많은 식물들이 사라질 것이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가 크게 훼손된다”며 “세계 어느 성에도 모노레일이 설치된 사례가 없는 만큼 모노레일 설치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경실련 김미정 사무국장도 “화성 관람을 유료화 한뒤 수익을 커녕 오히려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모노레일 설치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현재 화성열차도 운영 중인데 굳이 모노레일을 설치하려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도 시의회의 행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원시 한 관계자는 “시민 공감대가 필요하고 관련기관과 협의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