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홀과 참선공간은 아무래도 경정장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본부가 경정장 1층과 2층을 리모델링 하면서 복합문화공간 ‘미사홀’과 명상공간 ‘명심당’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엉뚱해 보이지만 발상의 전환은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온다. 2009년 봄 경정장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이른바 ‘역발상’의 위력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광장형 고객홀로 멀티스페이스 구성
경주사업본부는 올해 관람동 1층을 리모델링하고 2층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었다.
3년간 3차에 걸쳐서 리모델링이 추진되는데 내년(2010년)에는 관람동 2층공간을, 2011년에는 관람동 외관과 외부편익시설까지 새롭게 단장한다.
올 해 느껴지는 변화 중에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관람동 1층에 들어선 광장형 고객홀이다. 경주관람 외에, 문화행사와 고객의 휴식과 일반 시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공간을 재배치했다.
▲리모델링의 상징, 명심당(明心堂)
광장으로 넓어진 고객홀 한가운데 독특한 원형공간이 생겼다. 이름하여 명심당(明心堂).
사람의 마음을 밝게 비추는 명상의 공간이다. 편안한 애그체어(전신의자) 10개와 개인 테이블, 장르별로 선곡할 수 있는 음악플레이어를 갖추었다. 대형 LCD 모니터에서는 경정레이싱과 관련 없는 영상이 상영된다.
리모델링의 청사진을 마련한 신홍경 교수는 “복잡한 공간, 욕심과 강박증에서 벗어난 한없이 조용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람에 대한 가치, 고객에 대한 배려를 역발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다기능 문화공간 ‘미사홀’
지난해까지 2층 한쪽에 투표소로 사용되던 노천공간에 문화공연장이 들어섰다.
경주사업본부는 흡연공간으로 활용되던 2층 외곽에 천정을 막고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 ‘미사홀’을 만들었다.
미사홀에는 건강과 재태크 등 생활정보와 관련된 실용 강좌와 소규모 콘서트가 오른다. 100석 미만의 시설규모를 감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40~50대가 주를 이루는 경정고객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문화프로그램은 4월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열린다.
또 지난해까지 고객의 체력단련장으로 사용했던 관람동 1층 외곽 공간을 어린이방으로 리모델링하여 개방했다.
▲모두 행복한 아름다운 질주, 경정장의 미래
바뀐 경정장의 또다른 느낌은 편익시설물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픽토그램을 활용하여 사인시스템을 정리했다. 블랙과 레드의 통일된 색채디자인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올 해 경주사업본부는 건전 슬로건을 ‘아름다운 질주’로 정했다. 선수의 땀방울과 고객들의 즐거움, 나누는 기쁨이 하나로 모여 모두가 아름다운 질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건전한 공익사업 정착을 위한 비전과 다양한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소프트웨어라면 경정장의 리모델링은 하드웨어의 완비다. 수준 높은 문화 이벤트가 준비된 시민문화공간, 미사리경정장의 한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