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책장에 꽂혀 있으면 가족만 보지만 공공장소에 비치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잖아요. 특히 내 책이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고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죠”
과천시 청소년수련관 로비가 시민들의 줄이은 책 기증운동에 힘입어 작은 도서실로 탈바꿈하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수련관이 비치한 월간잡지만 덩그렇게 놓여있던 휴게실이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교양도서와 문학전집, 과학서적 등 각종 책들로 빼곡히 들어차 이젠 제법 도서실다운 면모를 갖추었다.
분위기도 예전 소파에 앉아 잡답이나 나누는 곳에서 책읽는 장소로 바뀌었다.
현재 수련관 로비에 비치된 서적은 총 500여권으로 이중 400여권은 시민들이 내놓은 책들로 책장을 빼곡히 채워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양식이 되고 있다.
1층과 4층 복도 한켠에 자리한 45㎡, 60㎡의 독서공간은 별도로 구획돼 있지 않고 오픈돼 있다.
개관 후 각종 강좌 시간 전후 대기장소나 만남의 장소로 이용돼 또래끼리 옹기종기 모여 환담을 나누는 것을 지켜본 수련관은 월간잡지를 비치했고 이후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모습을 지켜보곤 아예 도서실로 꾸미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도서구입비가 많지 않아 고민하던 수련관은 시민 기증운동을 편 결과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어머니와 함께 손에 꼭 잡은 두 권의 책을 수줍은 듯 내놓은 아이, 수십 년 보관해 온 소중한 책을 스스럼없이 내놓은 시민 등.
직원들도 집에서 소장하던 추억의 만화책과 책을 가져오는 등 기증운동에 동참했다.
과천시정보과학도서관도 이 소식을 듣고 100여권을 흔쾌히 내놓았다.
문학전집을 기증한 박영애(여· 부림동)씨는 “저에겐 소중한 책이지만 많은 청소년들이 읽어 꿈을 키우라는 뜻에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도서실 분위기는 여느 도서관처럼 딱딱하지 않다.
남의 시선이야 어쩠던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책읽기에 몰두하는 꼬마, 가끔씩 옆에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여중생, 책을 보다 스르르 잠이 든 초등학생까지 천태만상이나 누구든 참견하거나 속박하지 않는 것도 이곳만의 특색이다.
김학경(문원중 2년)군은 “강좌를 듣기 위해 이용하는 수련관은 가끔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활용한다”며 “좋은 책들이 많아 틈나는 대로 들러 읽는다”고 말했다.
청소년수련관은 “도서기증운동을 더욱 활발히 벌여 청소년들이 다양한 독서를 통해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