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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이장면]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변치 않을 것 같은 사랑…결국 세월앞에 무너지고

2004년 10월 개봉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당시 국내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으나 DVD로 발매된 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인기를 얻은 일반인과 장애인의 사랑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일본 멜로영화이다.

대학생 ‘츠네오’는 우연한 기회에 하반신 마비로 다리를 못쓰는 ‘조제’를 만나고 둘은 사랑을 하게 된다.

둘은 뜨겁게 서로를 사랑하지만 결국엔 사랑이 시들어 이별을 하게 된다.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변화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루에도 몇번이고 마음이 변하고 또한 상처를 받으면서 성숙해지기도 하는 완전치 못한 불완전성 생물들이다.

이영화는 그런 우리들의 진솔한 자화상을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츠네오’가 ‘조제’와 이별을 하게 된 이유에는 그녀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조금씩 시들어지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심경과 같이 그녀에 대한 마음의 변화가 가장 크다.

그것을 알수 있는 대목으로 둘의 마지막 장면을 꼽을 수 있다. 조제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집을 나오는 츠네오는 옛애인과 길을 걷다 갑자기 길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며 독백을 한다.

“이별은 의외로 깔끔했다. 이별의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아니 사실 단 하나다. 내가 도망친 것이다.”,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여자들이 있다. 하지만 조제는 아니다.”

이처럼 그는 ‘조제’와 헤어진 뒤 다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이다.

장애인인 ‘조제’ 또한 비록 이별로 ‘츠네오’와의 사랑에 종지부를 찍지만 사랑을 하면서 어두웠었던 지난날의 그녀에서 더욱 밝아지고 당당해지는 한여자로 거듭난다.

‘츠네오’가 아침에 집을 나가면서 ‘조제’에게 ‘나 갈께’라고 하자 ‘조제’는 ‘츠네오’에게 야한잡지를 건네며 ‘잘가’라고 한마디 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직시하면서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예전 자신의 돌아가신 할머니로부터 취급 당한 불구자가 아닌 한인간, 한여자로서의 당당함이 보여지는 대목이고 이것은 바로 장애인이 아닌 인간 ‘조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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