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마는 잘 정돈된 모래주로가 있는 경마장에서 경주를 벌이는 ‘평지경마’만 펼쳐진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평지경마 외 다양한 형태의 경마경기가 존재한다.
장애물 경마와 마차경마, 썰매경마 등을 들 수 있다.
장애물 경마는 주로 내 장애물을 설치해놓고 기수와 말이 장애물을 비월하면서 달리는 경주다. 육상의 허들 격이다.
장애물 경마는 속도 뿐 아니라 비월을 잘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대개 거리는 3천m 이상이고 장애물 높이는 1미터 이하다.
장애물 경마는 영국의 사냥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사냥을 할 때 말을 타고 수풀과 나무사이를 통과하고, 장애물을 뛰어넘기도 한다.
마차경마는 경주마가 마차를 끌고 가는 것인데, 마필의 걸음걸이에 따라 트로팅(Trotting, 두 다리가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두 박자 보법)과 페이싱(Pacing, 두 다리가 평행으로 움직이는 두 박자 보법)으로 나뉜다.
기수는 바퀴가 두 개 달린 마차에 앉아 긴 채찍을 휘두르며 말의 주행을 컨트롤한다.
마치 서부영화에서 여주인공을 태운 마차의 질주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썰매경마는 마차를 대신해 말에게 썰매를 끌게 하는 것으로 눈과 얼음이 많은 곳에서 시행된다.
기수가 타게 되는 썰매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며, 썰매를 끄는 말은 얼음 위에서 자유자재로 달릴 수 있도록 미끄러지지 않는 징이 박힌 특수편자를 장착한다. 러시아에선 세 마리의 말이 마차를 끄는 트로이카 경마가 있다.
트로이카는 혁명 전 러시아에서 널린 쓰인 네 바퀴 삼두마차로, 우편물의 배달을 위해 사용되었다.
미국엔 ‘척 웨곤(Chuk Wagon)’이라는 포장마차 경마가 있다.
카우보이모자를 쓴 기수들이 서부개척 시대에 쓰였던 포장마차를 타고 경주를 한다. 미국 개척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경마다.
우리나라엔 말과 관련된 전통이 부족하다보니 특색 있는 경마를 찾아볼 수 없고, 평지경마만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법 시행령에는 경주의 종류로 평지경주, 장애물경주, 마차경주를 열거하고 있어 다양한 경마시행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