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난적’ 사우디 아라비아와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미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팀은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7차전 경기에서 사우디와 0-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23경기 연속 무패(11승12무)의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사우디와의 ‘악연’은 끊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 해 11월20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이근호와 박주영의 릴레이골로 사우디를 2-0으로 제압,1989년 10월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 2-0 승리후 19년만에 승리를 맛본데 이어 2연승에 도전했으나 목표를 달성치 못했고, 역대 전적에서도 4승7무5패로 여전히 열세에 처했다.
하지만 ‘남·북한 동반 본선 진출’이라는 진기록은 역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이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한 가운데 3승2무2패 승점 11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북한과 사우디가 최종예선 마지막 8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
한국은 이근호(주빌로)와 박주영(모나코) 투톱을 사우디 격파의 선봉에 세운 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서울)을 좌·우 날개로 폈고, 조원희(위건)와 기성용(서울)이 중앙 미드필더로 뒤를 받쳤다.
또 4-4-2 전형의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동진(제니트)-조용형(제주)-김형일(포항)-이정수(교토)가 차례로 늘어섰으며 골키퍼 장갑은 ‘거미손’ 이운재(수원)가 꼈다.
반면 승점 3점이 절실한 사우디는 알삼나니와 알카타니를 공격의 최전방에 세워 이에 맞섰다.
중원 벽을 두텁게 쌓으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 위주로 초반 전술을 펼친 한국은 전반 6분 박주영이 아크 중앙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외면했고, 10분 상대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때 기성용이 날린 오른발 슛 역시 골포스트 왼쪽으로 벗어났다.
전반 12분 상대 알삼나니가 시도한 강력한 슛을 ‘수문장’ 이운재가 몸을 날리며 막아 위기를 넘긴 한국은 39분 기성용이 아크 오른쪽에서 회심의 오른발 강 슛을 날렸으나 사우디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40분 문전 혼전중 시도한 이근호의 오른발 슛 역시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헛심 공방 끝에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사우디와의 질긴 악연을 끊기 위해 후반에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0분 김동진이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골문 앞에서 높이 솟구쳐 올라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겼고, 14분 박주영의 오른발 슛 역시 키퍼 가슴에 안겼다.
또 후반 20분 박지성의 왼발 직접 슛과 26분 이청용의 기습적인 오른발 슛 역시 골문을 외면해 무의에 그쳤다.
이후 한국은 박주영과 이근호를 빼고 양동현(부산)과 최태욱을 차례로 투입하며 골 사냥에 나섰으나 굳게 닫힌 사우디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