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지성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기록을 세운 한국 축구대표팀에 20년 만에 ‘예선무패 본선진출’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겨줬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마지막 경기인 8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쇼자에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박지성의 그림같은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번 최종예선을 4승4무 승점 16점으로 마감한 한국은 3차 예선부터 최종예선까지 14경기 연속(7승7무) 무패를 기록하며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예선 불패’로 본선에 오르게 됐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예선때 처음으로 무패 본선행을 이뤘던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지역예선에서 6전 전승을 거둔데 이어 최종예선에서도 3승2무를 기록하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반면 이날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친 이란은 2승5무1패 승점 11점으로 사실상 본선 진출이 어렵게 됐다.
이근호와 박주영을 공격의 선봉에 세운 한국은 전반 11분 기성용의 프리킥 슛이 크로스바를 넘겼고, 15분에는 이근호와 1-1패스를 주고받은 박주영의 슛이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이후 16분 이근호, 29분 기성용, 38분 박지성이 연거푸 슛을 날렸지만 모두 무의에 그쳤다.
반격에 나선 이란은 전반 종료 직전인 41분과 43분 네쿠남과 쇼자에이가 연속 슈팅을 날렸지만 ‘수문장’ 이운재(수원)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이청용 대신 조원희를 교체 투입하며 중원을 강화했으나 6분만에 상대 센터링을 이운재가 쳐낸 것이 이란의 쇼자에이 몸에 맞고 골문안으로 굴러들어가 선제골을 내줬다.
만회골 사냥에 나선 한국은 후반 18분 박주영의 왼발 터닝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21분에도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박주영이 오른발로 감아찼지만 이란의 왼쪽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29분 양동현과 이영표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한 한국은 후반 35분 ‘캡틴’ 박지성의 발끝에서 애타게 기대하던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근호와 1-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이란의 왼쪽 수비벽을 허문 박지성이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강하게 찬 것이 이란의 골망을 가른 것.
1-1 동점을 만든 한국은 경기종료 직전 조원희가 박주영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볼 컨트롤 미숙으로 추가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기성용과 박지성이 전반 35분과 후반 45분 각각 한개씩의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본선 첫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