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연쇄살인의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부산에서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강도사건이 발생해 우범지역의 공포가 또다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의 범죄 주무대였던 화성과 안산 일대에 마련한 경찰초소가 불과 설치 4개월만에 운영관리가 허술한데다 검문검색마저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청은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으로 인해 범죄취약지역으로 전락한 경기 서남부지역의 치안을 강화하고 주민의 불안을 해소키 위해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과 화성시의 진안동, 화성시 비봉면 구포리, 군포시 대야미동,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일대에 5개의 경찰초소를 지난 2월 중순 개소, 이중 1개 초소는 파출소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관할지구대는 신설 초소 인근에서 1시간30분간 순찰활동, 30분간 초소근무를 하루 12차례 벌이며 야간시간대 2~4시간씩 목검문을 펼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초소가 비어있는 경우가 태반이고 목검문 마저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 23일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에 위치한 초소에서는 오후 9시 30분 조명을 켜기 위해 경찰이 3분간 머무른 것을 제외하곤 오후 8시부터 3시간동안 초소는 텅 비어있었으며 앞서 21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10분 동안은 경찰관을 볼 수 없었다.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초소도 23일 오후 7시40분부터 11시30분까지 확인 결과 오후 8시 경찰관 2명이 초소 불만 켜고 철수한 뒤 오후 10시34분부터 13분간 머무른 것이 전부였다.
앞서 13일과 14일 오후 10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에는 순찰차가 한번 초소 앞을 지나가는 등 거점근무는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화성시 비봉면 구포리 초소에서는 지난 21일 오후 8시부터 4시간 동안 확인한 결과 오후 9시50분이 돼서야 불을 켜고 30분간 음주단속만 했으며 앞서 지난 17일 오후 9시까지와 21일 오후 10시40분까지 조명조차 켜져 있지 않았다.
이에 강호순 사건이후 초소가 생겨 범죄 공포로부터 안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주민들의 실망감이 크다.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강호순 사건 이후로 초소가 생겼지만 불만 켜 있을 뿐 무서운 건 마찬가지다”며 “경찰이 순찰하거나 초소에서 근무하는 것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화성시 진안동 1번 국도변 초소의 경우는 23일 경찰 4명이 야간 목검문을 하고 있었지만 오후 9시 40분부터 20분간 차량과 이륜오토바이 5대만 세웠을 뿐 나머지 100여대의 차량은 운전자 얼굴만 확인한 채 통과시키고 있는 실정이어서 범죄예방에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목검문시 가족단위로 타있거나 임산부일 경우에는 통과시키고 의심이 된다고 여겨질 때 신분증 확인과 음주여부를 측정하고 있다”며 “초소근무의 경우 순찰위주로 하다 보니 이러한 경우가 생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