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가운데 최고액인 5만원권 지폐가 36년만에 첫 선을 보인 가운데 지역 시민들과 금융권, 유통업계 등의 반응은 ‘기대감 반’, ‘우려 반’ 등으로 엇갈렸다.
또 지난 2007년 새 지폐 발행 당시 폭발적인 인기는 재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기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5만원권 지폐가 발행된 23일 시중에 공급된 5만원권 규모는 한국은행 경기본부의 경우 하루동안 2억5천만원이 환전됐다.
기업은행 동수원지점은 10억원 중 6억원이 공급됐으며 신한은행 영화동지점 1억5천만원 중 7천만원, 농협 인계동지점 3억원 중 1억2천만원 공급돼 보유량 대비 환전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5만원권이 고액지폐이다 보니 2007년 1만원 및 1천원권 새지폐 발행 당시 폭발적인 환전양상을 띄지는 않았다”며 “23일 당일 300여명이 다녀갈 것으로 추정했지만 100여명이 방문하는 데 그치는 등 새 지폐에 대한 호기심 수준 정도였다”고 말했다.
금융권 간에도 5만원권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제1금융권의 경우 ATM기 교체 비용 등 부정적 의견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수표발행에 따른 수수료 절감 및 일손감소를 이유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표발행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은 수표수요 감소에 대한 손익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통업계도 상반된 반응은 마찬가지다.
백화점업계 및 쇼핑몰 등에서는 5만원대 상품권 발행 등 마케팅으로 활용할 방안이 많아 5만원권 탄생을 적극 환영하는 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하는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에서는 기존보다 커질 잔돈 액수, 마케팅 활용의 한계 등으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5만원권으로 인한 불편함과 문제점 등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수원에서 10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이모(47)씨는 “손님들 중 일부가 5만원권을 내미는 바람에 1만원권 지폐를 은행에 가서 환전하는 상황이 연출됐다”면서 “앞으로 1만원권 지폐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자주 발생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5만원권 신권이 황색 계통인 5천원 권과 색깔이 비슷해 지난 2007년 당시 1만원권과 1천원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