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9시 42분 수원역에 도착 예정이던 서울 발 부산행 1207호 무궁화호 열차마저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들렸고, 그제야 지연 이유를 알게 된 200여명의 승객들은 자초지종을 설명하지 않은 수원역 역무원들이 있는 곳마다 찾아가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수원역에서의 항의 소동은 오전 8시20분쯤 경의선 서울역과 신촌역 사이 아현터널 입구에서 인근공사장에서 작업중인 타워크레인이 선로로 넘어지며 이곳의 열차운행이 중단 및 지연된데 따른 것이다.
당초 열차시간보다 1시간 16분 후인 10시58분에 1101호, 1121호 새마을호 열차가 디젤기관차에 끌려 수원역에 서서히 도착했고 승객들은 서둘러 탑승해 수원역을 떠났다.
잠시 후 11시8분에는 부산으로 가는 1207호 무궁화호 열차 역시 디젤기관차에 끌려 1시간27분 늦게 수원역에 도착했다.
이 열차를 기다리던 강행술(66·여)씨는 “수원 딸내 집에 왔다 내려가려는데 열차 고장 났다고 해서 1시간30분이나 기다렸다”며 “몸도 불편한데 기차까지 늦고, 역무원이 기차가 왜 늦는지, 언제 오는지도 이야기 해주지 않아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하행선 전동열차 뿐만 아니라 수원역을 거쳐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가는 상행 열차들의 발도 묶여 수원역에서 하차 지하철을 이용 서울로 이동했다.
대구에서 출발해 용산역까지 가는 1274호 무궁화호 열차를 탔던 김모(21·여)씨는 “기차가 갑자기 서행하면서 수원가까이에서 20분정도 멈추더니 수원역에 도착해서 다짜고짜 내리라는 방송을 들었다”며 “수원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용산을 지하철로 갈아타 1시간30분을 더 가야 하는데, 시간적 손해배상을 해줄거냐”며 역무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승객들의 항의가 밀려들자 수원역 관계자는 “승객을 하차 시킨 상행열차를 돌려서 수원역부터 승객을 태워 내려 보내고 있다”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고에 대응하고 있으니 승객들의 양해를 바란다”는 안내방송을 연거푸 내보냈다.
이날 사고로 인해 오후 서울·용산역에서 수원역 구간 새마을호 1개, 무궁화호 9개 열차가 운행 중지 되는 등 총 77개 열차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거나 일부구간에 걸쳐 중단·지연돼 열차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편 코레일은 무너지 타워크레인에 대한 긴급 복구에 나서 오후 8시40분쯤 복구 작업을 완료했으며 부산 목포 방향 하행선은 정상운행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