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껍질을 덮고 있는 하얀가루의 정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농촌진흥청은 소비자들이 흔히 농약 찌꺼기나 당분 등으로 잘못 알고 있는 포도껍질의 하얀가루가 ‘과분’이라고 12일 발표했다.
농진청은 잘 익은 포도열매 표면을 덮고 있는 불투명의 하얀 가루는 ‘과분’이라는 포도 껍질의 일부로 어린 포도 알에서부터 생겨 수확때까지 유지되는 매우 미세한 돌기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구조는 연꽃잎처럼 항상 깨끗하게 스스로 정화하는 효과(연꽃잎 효과, Lotus effect)를 갖고 있다.
과분은 손으로 만지면 가루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칫 포도알에 뿌린 농약이 말라붙은 것으로 착각하거나 포도알에서 나온 당분이 마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흰 가루가 고르게 덮여있고 광택이 없는 포도는 농약이 묻지 않은 포도로 농약이 많이 묻은 포도알은 비나 먼지, 농약등에 약한 과분이 손상돼 흰가루가 얼룩이 진다.
또 과분을 당분으로 착각해 과분이 많은 포도가 더 달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포도 과분의 성분은 지방족 화합물로 이는 포도주를 만들때 발효를 도와주는 효모의 서식처 역할을 한다.
외국산 포도의 경우 봉지를 씌워 재배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농약이나 비·먼지 등에 그대로 노출돼 얼룩지고 이물질이 알 표면에 잔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포도가 비가림재배와 봉지재배라는 친환경 재배기술로 생산되기 때문에 과분이 잘 형성됐다.
농진청 과수과 관계자는 “과분이 잘 형성된 포도는 따로 세척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포도”라며 “소비자들이 과분의 특성을 잘 이용하면 깨끗하고 안전한 친환경 포도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