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허기’를 채워주던 ‘식용피’를 기능성 작물로 만날수 있게 됐다.
농촌진흥청은 13일 과거 대표적인 구황작물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진 식용피를 현대적 기능성 작물로 복원한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지난해 5월 일제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국내에서는 이미 소실된 32개 토종 작물 1천546점을 일본 농업생물자원연구소로부터 반환받기로 합의, 1차분 600점을 2008년에 돌려 받았으며 그 중 종자학적으로 가치가 큰 식용피 품종 ‘수레첨’ 등 재래종 식용피 69계통에 대해 농업적 특성을 분석하고 있다.
식용피는 우리나라에서 한때 10만㏊까지 재배됐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작물로 전남 구례군에는 식용피를 많이 재배했던 지역이라는 뜻의 피아골’이라는 지명이 남아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 오곡 중의 하나였다.
식용피는 다른 화곡류에 비해 생육기간이 짧고, 생육에 소요되는 물 요구량도 적은 데다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또한 짚의 생산량이 많아 사료용, 바이오에너지용 소재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서 식용피가 작물로 복원될 경우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할 친환경 작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특히 항암과 미백,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기능성 생리활성물질 ‘루테오린’과 ‘N-세로토닌’, ‘트리신’ 등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장품과 의학소재 등 새로운 기능성 신소재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촌진흥청 신소재개발과 이기환 연구관은 “현재 60포기의 피를 재배했고, 한 이삭에 천개 이상이 생산될 경우 곧바로 농가에 보급할 수 있을 정도의 종자 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식용피는 다른 잡곡에 비해 구수한 맛이 일품인 데다 벼, 보리보다 아미노산과 칼슘, 칼륨 함량이 높아 웰빙시대를 대표하는 잡곡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