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한테 당하는 게 백번 나아요. 또 그게 저한테 어울리는 것 같고요.(웃음)”
박상면(41)이 아내에게 꼼짝 못 하는 공처가 연기로 금요일 밤 안방에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달 시작한 케이블채널 tvN의 시트콤 ‘세남자’에서 그가 맡은 역은 3류 배우인 아내 희진(우희진 분)에게 사사건건 당하고 사는 속없고 어눌한 남자다.
“코미디가 아무래도 편하죠. 특히 당하고 사는 역은 제 전공이기도 하고요.(웃음) 극 중 아내 역의 희진이와도 호흡이 잘 맞아요. 희진이를 제가 적극 추천했는데 ‘악처’ 연기를 잘하더라고요. 희진이가 그런 역할은 처음인데 아주 딱이에요.”
시작과 동시에 시청률 1%를 넘어선 ‘세남자’는 2000년 2월부터 2001년 4월까지 MBC TV를 통해 방송돼 인기를 모은 성인 시트콤 ‘세친구’의 시즌2 개념이다. 8년 전에는 누나(반효정)에게 당하고 살던 박상면은 이번에는 처가에서 차려준 골프웨어숍을 운영하며 늘 주눅이 들어 산다.
8년 만에 다시 뭉친 박상면, 윤다훈, 정웅인은 그동안 어떻게 참았나 싶을 정도로 ‘세남자’를 통해 자연스럽고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술 취한 장면에서 셋의 연기는 배꼽 빠지게 만든다.
“우리 셋이서 연기하는 장면은 확실히 촬영시간이 짧아요. 셋의 호흡이 기막히거든요. NG도 잘 안나죠. 그런데 다른 사람이 끼어들면 바로 달라져요. 또 예전에는 서로 시샘도 하고 티격태격도 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드니까 그런 것도 없고 참 편해요.”
셋의 재회는 박상면 덕분에 가능했다. ‘세친구’의 송창의 PD(현 tvN 대표)와 정웅인의 뮤지컬을 함께 보러갔다가 ‘한번 다시 해볼까?’라는 말을 주고받은 것을 인연으로 박상면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것.
“사실 그동안도 술자리를 가지며 친하게는 지냈지만, 일로 다시 만나는 것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다시 뭉치는 데 의의를 두자고 설득해 다들 조금씩 양보했습니다. 그렇게 재회하니 정말 좋죠.”
어느덧 40대가 된 박상면은 “무엇보다 피부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아저씨 피부가 됐다”며 웃었다.
“그래도 저 스스로는 절대 아저씨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빠’죠. 세월이 흘러 주인공들도 나이가 들고 저도 나이가 들었는데 속 못 차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하하”
박상면은 ‘세남자’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 웃음의 바람몰이를 할 태세다. 막바지 촬영 중인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2’에서는 도무지 제어할 수 없는 ‘망치’역으로 방점을 찍는다.
“‘주유소 습격사건 2’도 무척 기대돼요. 1편과는 또 다른 웃음을 선사할 겁니다. 촬영하면서 저희끼리 폭소가 터지는데 죽겠어요.(웃음) ‘세남자’는 지금처럼 잘돼서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롱런하기를 기대해요.”
참숯장작구이로 최근에 사업가로도 변신한 박상면은 “요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세상은 넓더라”며 “그러한 경험들을 모아서 더 좋은 연기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