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조교사야 당연히 첫 승을 빨리 올리고 좋은 마필을 많이 받아서 명문마방을 만드는 게 공통된 꿈 아니겠습니까?”
서울경마공원 김혜성(44) 씨가 23년간의 기수활동을 접고 최근 50조 마방을 대부받아 조교사로 전업했다.
기수시절 그가 기록한 통산전적은 4708전 477승, 2착 551회(승률 10.1%, 복승률 21.8%)로 현역기수 중 박태종, 신형철 기수에 이은 통산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뒀다.
매년 20승 정도를 기록, 느리게 달궈지나 쉽게 식지 않는 ‘뚝배기’란 별명을 얻은 그는 기수생활 중 큰 부상을 한 번도 입지 않은 행운의 사나이였다.
단지 조교사 데뷔 1년여 앞두고 무릎수술을 받은 기승기회가 늦춰진 게 아쉽다면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그의 기억에 가장 남은 경주마는 ‘쾌도난마’로 신마 때부터 조교를 맡으며 호흡을 맞춰온 결과 대상경주 우승기록 8회 중 5회를 함께 일궈냈다.
지난 2007년 ‘쾌도난마’의 은퇴식에서 김 조교사가 이 말의 등에 올라타 고별질주를 한 것도 각별한 만남의 애정표시였다.
그는 올해 태어난 ‘쾌도난마’의 자마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왠지 대를 이어 찰떡궁합이 이어질 것 같은 예감 때문이다.
숙제는 현 5두의 마필로 시작하는 마방살림을 충실히 하는 동시 착실히 승수를 쌓아 더 많은 마필을 확보하는 것.
“첫 술에 배부르겠습니까? 열심히 하다보면 길이 열리겠지요.”
기수시절 랭킹 3위를 기록했듯 그의 말에선 자신감이 묻어난다.
김 조교사는 경마팬들에게 “그간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제 경주로에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예전처럼 꾸준한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