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승환의 음반기획사 드림팩토리 건물 입구에는 ‘20주년을 경하한다’는 팬들의 축하 인쇄물이 빼곡히 붙어있었다.
1989년 이승환이 1집 ‘B.C 603’을 낸 지 꼭 20주년 되는 날. 드림팩토리 사무실에서 만난 이승환은 20년간 ‘어린 왕자’로 불렸듯이 얼굴에서 세월의 흐름을 감지하기 어려웠다.
“20년간 얼굴을 참 잘 관리한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1년에 한번씩 레이저 시술을 받고, 2주에 한번 피부과에 다닌다”며 ‘나름의 관리 비결’을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건넸다.
그러고보니 불혹이 넘은 나이라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뱃살도 없고 팔근육도 꽤 단단해보였다.
“누군가가 ‘저를 키운 건 8할이 입방정’이라고 하더군요. 뱉어야 지킬 것 같아서 8월 공연 때 관객들에게 12월 공연에서 ‘윗도리를 벗겠다’고 말했죠. 언젠가 기타를 맨 상반신 누드 촬영도 해보고 싶기에 요즘은 정말 운동만 하러 다녔어요.”
가벼운 말 뒤에 20주년의 의미를 묻자 의외로 담담한 답변이 돌아왔다.
“특별한 의미는 두지 않아요. 20주년은 숫자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제 20년 세월은 행운이었죠. 행운이라는 건 20년간 남의 간섭없이 노래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27일 발매될 20주년 기념 음반 ‘환타스틱 프렌즈’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죠.”
그가 말한 ‘누군가’는 플럭서스뮤직의 김병찬 대표다. 김 대표는 친구인 이승환의 20주년을 기념하고자 후배 가수들이 이승환의 노래를 재해석해 부른 음반 ‘환타스틱 프렌즈’를 선물로 기획했다.
이승환이 작사·작곡한 신곡 ‘좋은 날 2’와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를 담고 1집의 ‘텅빈 마음’부터 8집의 ‘심장병’까지 그의 히트곡을 후배들이 새로 편곡해 불렀다.
팬들에게 깜짝 선물이 될 신곡은 김 대표의 조언에 따라 ‘말랑’하고 ‘트렌디’하다. ‘좋은날 2’는 브릿팝 계열의 음악으로 ‘일상에 지친 샐러리맨, 시험에 내몰린 아이들의 평화로운 휴식에 대한 판타지’라고 한다. ‘오늘 하루 난 실컷 먹고 잘거야’란 가사가 포인트라고.
20주년인 만큼 그에게 옛날 이야기를 좀 해보자고 했다. 그가 회상하는 1990년대 가요계는 ‘르네상스’다.
“넥스트, 015B, 서태지 등 많은 가수들이 다양한 시도를 거침없이 했죠. 자부심으로 싸우던 시절이에요. 몇십만장 더 팔리는 것보다 음악으로 경쟁했죠. 덕분에 음악들이 복잡다난했어요.”
승승장구한 그는 이후 이소은, 더 클래식 등 후배 양성에도 뛰어들었다. 이 일을 완전히 접은 건 지난해 9월. 후배들의 음반을 제작하면서 적자가 누적됐기에 그는 이제 모든 족쇄로부터 풀려났다고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