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대유행 조짐에 따른 재난단계 격상 방침에 여당과 야당, 청와대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정부가 신종플루 대책 관련, 국가전염병재난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조해 해결하기를 당부했다. 한나라당 역시 신종플루를 범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야당은 신종플루 대책을 ‘심각’으로 격상한 것에 대해 늑장 대응 혹은 위기관리 능력 부재를 보여준 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으로부터 신종플루 국가위기단계 격상 내용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조해 국민들의 염려가 커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어 “신종플루는 보건복지부 한 부처만의 소관이 아닌 전 부처가 책임감을 갖고 대처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신종플루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이 많이 해소되고 있다”며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종플루 발생 초기의 백신 및 처방약 확보 상황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까지 정부 당국의 대처는 항상 꼭 한 발짝씩 늦게 진행되는 뒷북행정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종플루도 ‘심각’단계라지만 그보다도 우리 정부가 가히 ‘심각’ 지경”이라고 비꼬았다.

박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항상 한 발짝씩 늦게 뒷북만 치고 있다”며 “뒤늦게 신종플루에 대한 국가전염병 재난단계를 ‘심각’(Red)으로 상향조정하고 4일 행정안전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인플루엔자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기로 했단다. 엇박자 정부인가, 박치 정부인가”라며 맹비난했다.

이어 “심각단계로 격상을 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학교대책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백성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종플루가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었음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사이 국민 혼란은 가중됐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