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사는 주부 김모(43)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다. 올해 초 남편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지난해 구입한 아파트를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놨지만 두달이 넘은 현재까지 집을 보겠다는 사람은 커녕 문의전화 조차 없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앞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불안감을 참지못하고 이번달 매매가를 약 4천만원 정도 낮춘 4억5천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8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와 도내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첫째 주 도내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3%을 기록,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도내 아파트 매매 시장은 지난 9월 추석이후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하락지역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도내 지역 중 동두천시(0.18%), 오산시(0.16%), 시흥시(0.14%), 안산시(0.11%), 부천시(0.10%) 등 5개 지역은 상승했고 수원, 과천, 화성 등 9개 지역들은 보합세를 간신히 유지했다.
반면 성남시(-0.06%), 일산(-0.08%), 광명시(-0.09%), 용인시(-0.09%), 안양시(-0.09%), 고양시(-0.10%), 의정부시(-0.12%), 파주시(-0.12%), 남양주시(-0.12%), 광주시(-0.13%), 의왕시(-0.18%), 군포시(-0.28%) 등 12개 지역이 하락해 상승한 지역을 초과했다.
이는 매수자들이 보금자리주택 발표, 대출규제, 금리 상승 등의 이유로 내 집 마련 시기를 장기화하고자 하는 흐름이 분산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부담으로 매도자들이 아파트 가격에 대한 하향조정을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올 연말까지 6만가구 이상이 수도권에 신규 공급됨에 따라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내년 2월까지 기존 주택시장은 하향세를 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써브 함영진 팀장은 “최근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더불어 보금자리 주택 공급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향세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러한 하향세는 당분간 지속돼 지방선거 등이 있는 내년 2분기에나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