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불황으로 인한 취업난으로 공무원 시험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대학교의 학생들 편의 봐주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도내 대학교들이 학생들에 대한 지나친 관대로 자칫 상아탑의 위상이나 신뢰까지 잃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대학관계자와 취업준비학생들에 따르면 오랜 준비 기간이 필요한 공무원 시험 등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수업과 공무원 시험 등 취업준비을 병행하기 쉽지 않아 먼저 휴학을 선택하게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휴학할 경우 그만큼 졸업이 늦어지며, 합격 후에 업무와 함께 학업을 마치는 것도 어렵다 보니 학생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일부 전공 교수들은 공무원 시험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학기 내에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주는 등 편의를 봐주고 있다. 수업을 빠지더라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거나 과제물만 제출받아 학점을 부여하고 각종 취업관련 행사나, 회사모집 설명회 등 참석하는걸로 출석을 대신하기도 한다.
출석과 과제, 수업 태도 등 각 교수마다 정해진 평가 기준에 따라 학점을 부여하지만 취업준비를 하는 일부 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수원 A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모(29)씨는 “지난해 공무원 준비를 위해 서울로 학원을 다녔으며 전공 교수님과 상담을 마치면 출석하지 않아도 레포트로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수원 B대학교 한모(25)씨도 “동기 중에 휴학하지 않고 노량진 고시촌에서 공부한다며 출석하지 않은 친구가 있다”며 “취업이 목표인 3·4학년의 경우 교수가 이해해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대학교 행정학과 관계자는 “레포트로 평가될 수 있는 것과 시험으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출석하지 않고 과제물만으로 점수를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이라고 밝혔다.
B대학교 관계자는 “담당 교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에는 휴학처리 없이 출석하지 않아도 과제물을 대신 제출하고 점수를 받기도 한다”며 “부족한 부분은 사이버 강의나 레포트로 대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취업준시생에게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것과 관련 C대학교에 다니는 최모(23·여)씨는 “선배들부터 얘기는 들었지만 공부하는 만큼 학점 받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인정의 폭이 이렇게 크면 분명 억울한 사람도 있을 것 같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