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육상 여자 중장거리 간판 임경희(수원시청)가 현 소속팀 잔류를 선언했다.
지난 2003년 3월 수원시청에 입단, 1년 단위로 게약을 갱신해온 임경희는 올해 말로 계약이 만료되지만 수원시청과 재계약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제55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에서 5개 소구간에 출전해 대회신기록 5개를 작성하며 4개 소구간에서 우승, 여자선수로는 유일하게 우수선수상을 수상했던 임경희는 최근 대구은행과 서울도시개발공사 등 국내 실업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대구은행의 경우 연봉과 계약금을 합쳐 억대 금액을 제시했고 서울도시개발공사도 이에 못지 않은 금액과 함께 은퇴후 채용 보장까지 제시하는 등 국내 여자육상선수로는 최고의 대우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경희는 수원시청 육상 감독인 이승구 감독과의 인연과 어려운 시기에 자신을 받아준 수원시를 배신할 수 없다며 팀 잔류의 뜻을 밝혔다.
5일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제5회 동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임경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나를 받아주고 지원해준 팀이 수원시청”이라며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나를 받아준 팀을 버리고 다른 팀으로 갈 순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임경희는 이어 “올해 마지막 대회인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수원시청의 이름을 빛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경희는 지난 2월 일본 이누야마에서 열린 제31회 이누야마하프마라톤 여자부에서 1시간11분14초로 우승하면서 기존 한국기록(이은정·1시간11분15초)을 1초 앞당겼고 6월 실업선수권대회 5천m에서 우승한 뒤 10월 대전전국체전 하프마라톤 우승, 5천m 준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임경희는 이어 올해 종목별로 랭킹 8위 안에 든 선수들만 출전하는 최고의 대회인 한국그랑프리육상경기대회 5천m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 시즌 국내 유수의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 실업팀의 주목을 받아왔다.
평택 안일여고 졸업 후 국내 최고 육상단인 삼성전자 육상단에 입단했다 개인사정으로 팀을 탈퇴, 2년간 부상과 방황에 시달리다 수원시청에 입단한 임경희는 “이승구 감독님이 슬럼프에 빠진 저를 받아줘 큰 힘을 실어줬고 팀에서도 부상회복을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해왕 수원시 체육진흥과장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여러 팀을 뒤로 하고 팀 잔류를 선택한 임경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의리를 지켜준 임경희를 위해 시에서도 재계약 때 최대한의 대우를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