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분들에게 조금이나만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명절을 앞둔 9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경인지방노동청 수원지청 민원실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66㎡남짓한 민원상담실은 임금을 받지 못한 민원인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민원실 창구는 이미 임금체불 문의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날 오전 민원상담을 받는 김 모(45)씨는 화성의 금형제조공장에서 일했지만 지난 5개월 치 임금 630만원을 받지 못한 채 설을 앞두고 있다. 지난 5개월간 회사 재정이 않좋다며, 임금 지급을 미루다 결국 얼마 전 회사가 부도 신청을 내면서 임금도 받지 못해 답답한 마음에 민원실을 찾았다고 한다.
김씨는 “배운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 몸으로 먹고 사는 것뿐이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직장도 잃고 월급도 받지 못해 황당하다”며 “당장 설 때 고향을 어떻게 내려갈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민원상담을 받는 조선족 김 모(47·여)씨도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김 모씨는 “식당 주방에서 쉬는 날도 없다 시피 열심히 일했지만 사장이 가게를 정리할 것이니 나가라고 했다”며 “길림성에 있는 자식들에게 춘절(설)을 맞이해 용돈이라고 보내고 싶지만 월급을 받지 못해 전화 통화조차 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밀린 월급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막막해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노동부에서 퇴직한 후 10년째 이곳에서 민원상담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군석(67)씨는 “이 곳을 찾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조선족, 외국인 노동자, 일용직 근로자들로 사회적으로 약자다”며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민원실 허경철 근로감독팀장은 “설을 맞이해 방문하는 민원인이 늘었다”며 “설 이전에는 평균 60명 정도가 방문했는데 최근에는 80명에서 100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또 전화 상담은 하루 평균 400~500건이 이루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9일 경인지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1월말까지 경기지역에서 발생된 임금체불 중 4천46명에 대한 임금체불 168억3천만원중 경인지방노동청의 행정지도나 사법처리로 해결됐으나 나머지 근로자 2천102명이고 102억7천여만원을 임금을 아직 지급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