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하고 풋풋한 봄 향기에 어울리는 발레 공연이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시민회관 상주단체인 서울발레시어터가 선보일 공연은 고전과 모던 발레로 ‘재미있는’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발레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닌 흥겨운 존재로 다가선다.
공연 레퍼토리는 ‘세 순간’(Three Moments), ‘Now & Then’, 해적 중 2막인 ‘파드되’, ‘파드카트르’.
‘세 순간’, ‘Now & Then’은 미국 줄리어드 출신이자 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인 제임스 전의 독창적인 현대 발레 작품이다. 국내 안무가 중 해외에 작품을 수출한 드문 무용가인 제임스는 ‘세 순간’에서 바흐의 음악을 바탕으로 모던한 안무를 곁들여 15분간 연출한다. 알레그로, 아다지오, 알레그로로 이어지는 곡에 맞춰 8명의 무용수는 경쾌하고 싱그러운 몸짓으로 무대 위를 사뿐사뿐 누빈다.
현 사회의 부조화 속에 꿈(이상)을 쫓고 종내 현실과 이상이 함께 조화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이 작품은 신을 찬양하는 듯한 팔 동작과 무용수들의 고고하고 우아한 시선처리는 음악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Now&Then’은 인간이 지닌 자연적 감정과 이성적 사고를 최대한 자유스럽게 펼치면서도 육체를 구속하지 않는 모습을 고도의 정제된 테크닉으로 보여준다.
원색의 의상이 무대를 누비는 가운데 귓전을 때리는 경쾌한 리듬은 국악이 아니라도 어깨를 들썩거리게 한다는 감정을 품게 한다.
해적 전체 3막 중 하이라이트인 2막 ‘파드되’(2인무)는 바이런의 서사시 ‘해적’을 토대로 쁘티파가 경쾌한 고정 발레로 재탄생시킨 걸작이다.
줄거리는 터어키 상인에게 팔려간 그리스 소녀들을 해적 콘라드가 구출해내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주인공 알리와 메도라가 현악과 호흡을 맞춰 추는 춤은 실로 현란하다.
‘파드꺄트르’은 쥘 페로가 런던 왕실극장의 발레 마스터로 있을 당시 빅토리아 여왕과 부군을 위해 창작한 축하 의식용 발레 작품이다.
특별한 의미나 줄거리는 없고 소속 무용단 중 기량이 빼어난 4명이 전개하는 무용 기예를 보고 즐기면 된다.
서울발레시어터 봄맞이 공연은 김인희 단장이 중간 중간 작품해설과 관람 포인트를 설명해줘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도 재미를 더하는 양념 역할을 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1만5천 원이다.(공연문의: 02-509-7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