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와 무관해 보이는 버스카드, 하이패스, 애완견과 공통점을 찾는다면 무선전파 식별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파를 이용, 먼 거리의 정보를 인식하는 RFID는 국내에선 주로 ‘전자태그’라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바코드와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빛 대신 전파를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RFID 시초는 1946년 소련 발명가 레온 테레민이 전파로 정보를 전달하는 첩보전 장비를 만든 것에서 출발, 현재 각종 지불수단, 재고관리기법, 가축 및 애완견 식별, 농수축산물의 원산지 추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 기법이 경마에도 도입된 사실은 웬만한 경마팬 아니면 잘 모른다. 마사회는 지난 1994년부터 경주마의 개체식별을 위해 마이크로칩을 주입했다.
이 기술 도입 전엔 전신의 털색, 얼굴과 다리에 있는 흰점의 크기와 모양, 이마 또는 몸통에 분포하는 가마의 모양과 위치 등 외모의 특징만을 갖고 판별했다. 당시엔 개체식별을 하려면 특징을 적은 식별서류와 전문적인 지식과 훈련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경주마 목 부위에 부착된 0.5㎜ 마이크로칩으로 단숨에 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칩은 태어난 지 2~4개월 내 혈통등록 과정에서 갈기 아래 목 부위에 주사기 같은 장치로 삽입한다.
칩의 수명은 말의 수명(15~20년 정도)보다 긴 30년이며 오작동 비율은 1% 이하다.
칩에는 15자리 식별번호가 들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410번, 일본은 392번으로 시작된다.
RFID기술은 개체식별 외 새벽조교 시 입장시각, 퇴장시각을 체크하는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
미국, 홍콩, 호주 등지는 한층 복잡하고 진보된 RFID 기술을 경마에 도입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RFID 추적 시스템은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으로 말들의 위치와 속도, 주파한 거리 등을 알려준다.
김병재 핸디캡전문위원은 “RFID 추적 시스템이 경마팬을 위한 훌륭한 서비스이나 아직 오류가 많아 국내에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이 기술이 더욱 진보해 오류가 없을 경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