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과천경찰서 구내식당에 모인 150명의 전· 의경들 얼굴엔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들은 이날 엄마 손맛을 꼭 닮은 음식을 오랜만에 즐길 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과천시새마을부녀회가 각종 시위나 집회 출동으로 고생하는 전· 의경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초록색 조끼를 입은 10여명의 부녀회원들은 오전 10시부터 구내식당에 모여 전· 의경들의 식사준비를 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음악 삼아 콧노래를 부르면서 돼지고기를 썰고 무생채를 버물리는 등 손길을 바쁘게 놀렸다.
이렇게 장만한 음식을 회원들이 식탁으로 나르기를 끝낼 즈음 식당에 들어선 전· 의경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돼지고기를 보쌈에 싸 참 맛있게 먹었다.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집회와 시위로 마음 편히 점심을 먹지 못했던 그들로선 정성이 듬뿍 담겨 산해진미 부럽지 않은 음식도 마음에 들었으나 무엇보다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만족스러웠다.
김모 전경은 “군대생활 중 오늘 같은 밥상을 받아보긴 처음으로 집에서 어머니가 손수 한 음식보다 더 맛있었다.”고 말했다.
부녀회 이희자 회장은 “많은 인원의 음식을 손수 장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보람된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가슴 가득함을 느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