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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길

천상병

가도가도 아무도 없으니
이 길은 無人의 길이다.
그래서 나 혼자 걸어간다.
꽃도 피어 있구나.
친구인 양 이웃인 양 있구나.
참으로 아름다운 꽃의 생태여---
길은 막무가내로 자꾸만 간다.
쉬어가고 싶으나
쉴 데도 별로 없구나.
하염없이 가니
차차 배가 고파온다.
그래서 음식을 찾지마는
가도가도 無人之境이니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참 가다가 보니
마을이 아득하게 보여온다.
아슴하게 보여진다.
나는 더없는 기쁨으로
걸음을 빨리빨리 걷는다.
이 길을 가는 행복함이여.

 

시인 소개 : 1 930. 1월~1993.4월
1993년 4월 28일 학력서울대학교 수학 데뷔
1949년 문예 ‘갈매기’ 등단 수상 2003년 은관문화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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