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프로축구 K-리그에서 8경기 연속 무승(1무7패)의 부진에 빠진 수원 블루윙즈의 차범근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차 감독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6월 6일까지만 팀을 이끌고 감독직을 그만두기로 했다”며 “습관적으로 타성에 젖어 감독을 하는 게 아닌가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의를 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이어 “지금처럼 끌고 갈까 유혹도 있었지만 그건 무책임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뒤 월드컵 기간에 SBS 축구해설 계획에 대해서도 “해설을 하려면 집중력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지금 상태로는 중계할 자신이 없다. 스스로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2003년 10월 3년 계약을 맺고 2004년부터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던 차 감독은 일곱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차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1년까지였다.
한국인 최초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차 감독은 1978년 다름슈타드를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을 거치면서 정규리그에서만 98골을 터트리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화려한 현역생활을 끝내고 1991년 현대 감독으로 부임해 1994년까지 4년간 팀을 이끌었던 차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한 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경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 선전 핑안의 감독을 잠시 맡았던 차 감독은 2003년 10월 수원과 3년 계약을 맺으면서 10년 만에 K-리그에 복귀했다.
수원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해 K-리그 정상에 오르고 이듬해 한중일 A3대회와 리그 컵대회에서 우승하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던 차 감독은 2006년 시즌 초반 성적부진으로 ‘그랑블루’의 퇴진운동을 지켜봤고 그해 월드컵에서 MBC 해설위원을 맡아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후기리그 우승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2008년 K-리그와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차 감독은 지난해 K-리그에서 10위에 그치면서 또한번의 위기를 맞았지만 FA컵 우승으로 또다시 위기를 넘겼다.
차 감독은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8강에 올려놓으며 아시아 챔피언의 꿈을 이어갔지만 정규리그에서는 올 시즌 팀 역대 최다 연패(6연패)에 빠지는 등 리그 최하위를 면치 못해 결국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
차 감독은 “우선 쉬는 게 중요하지만 지도자는 계속 스스로 업그레이드돼야 하는 만큼 해외에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고 느끼는 게 필요하다”며 “언제까지 쉴지 모르겠지만 몸이 근질근질해지면 다시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세계클럽월드컵 정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구단은 차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차 감독이 쉬고 싶다는 얘기를 하긴 했지만 사퇴와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일단 6월 6일까지는 팀을 맡기로 했기 때문에 그동안 차기 사령탑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