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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마음으로 하는 다문화 정책

자녀들 미래비전 제시해야
눈높이 맞춰 사랑 나눴으면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은 누구나 날마다 눈만 뜨면 ‘다문화’에 대한 정부, 지자체 행사와 기사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복잡한 다문화·다민족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학계는 학계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NGO단체는 NGO단체대로, 갈길이 먼 ‘대한민국 다문화의 최종목표(Final Goal)’를 향해 온갖 힘을 다해 달려가고 있다. 이 모두가 이방인으로서 이 땅에 온 결혼 이주여성을 비롯한 수많은 다문화가정과 자녀들에게 향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노력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문화 정책이나 교육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 가지 다문화 정책과 제도는 아마도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너무나 훌륭하고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이론과 실천이 겸비된 다문화 정책이라고 평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정부정책과 다문화 제도가 번쩍이는 아이디어나, 정작 그 정책을 받아들여야 할 다문화가정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론에만 치우친 소위 ‘머리로만 하는 다문화정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 이유는, 예를들어 지금까지 우리가 보는 다문화 정책이나 행사는 매번 반복되는 ‘한국어교육, 다문화자녀 문화체험, 김장담그기, 된장담그기, 결혼이주자 고향보내주기, 양어머니 맺어주기, 결혼사진 찍어주기, 1대1 멘토링’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정작 ‘마음으로 해야만 하는 다문화 정책’은 어디를 찾아봐도 찾기 힘든 것 같다.

지금 한국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시급한 문제점은 다문화가정만이 갖고 있는 말 못할 가족간의 어려운 문제들이나 상처받고 응어리 진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마음의 상처치유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인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vision)제시와 같은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할 급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 센터에 상담해오는 많은 다문화가정 엄마들이나, 아빠들이 정부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정부정책이나, 심지어는 날마다 그들과 함께 상담, 한국어교육, 한국음식 교육, 한국문화 교육을 가르치고 있는 우리와 같은 민간단체(NGO)의 어떤 권고나 말도 귀담아 들을려고 하지 않음을 자주 본다.

한마디로 일부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있다고 권면해 주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귀담아 들을려고 하지도 않고 “이제는 어떤 정책이나 말도 신뢰할 수 가 없다”고 불평섞인 말을 실토한다.

이렇게 불평을 늘어놓는 다문화가정이 아주 극소수이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숫자가 비록 극소수라고 할 지라도 더 이상 정부나, 지자체, 심지어 민간단체까지도 다문화가정에게 신뢰를 줄 수 없고, 또한 그들의 속마음이 정부나 민간단체로 부터 점점 멀어진다고 보면 참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런 마음으로 벽이 생기지 않토록 다문화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지자체, 민간단체 담당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보다 투철한 책임감을 갖고 더 이상 다문화가정과 다문화 2세자녀들이 상대방에 대해 마음의 상처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토록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며 진실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문화가정을 사랑해야 할 것이다.

지난 210년 4월 30일 법무부 통계를 보면, 현재 대한민국 내 체류 외국이주자의 숫자는 이미 119만이 넘고, 그 가운데 30여만명(결혼이주자 20여만명, 자녀 10여만명 중도입국자녀-약 2만명)이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 모두는 함께 힘을 합쳐 더 이상 형식적, 단회성, 전시적인 그런 머리로 하는 ‘다문화 정책과 행사’에서 속히 벗어나서, 이제 부터라도 좀 더 그들의 눈 높이에 맞춰 그들의 아픔이 바로 내 아픔으로 생각하고, 진심으로 그들을 감싸주고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그런 ‘마음으로 하는 다문화정책’을 펴 나아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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