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저출산 확대와 대학진학률 증가로 전문계고 학생들의 취업이 감소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의 인력수급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어 고등학교 직업교육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계고를 분야별 특화된 직업교육기관으로 개편하고 ‘선취업 후진학’의 여건조성을 추진하고 있다.이에 따라 경기도내 전문계고들이 2015년까지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로 전환될 전망이다. 본보에서는 정부의 전문계고 체제개편 방안과 지원사업 등을 알아보고 도내 전문계고의 전문성 강화와 발전 방향에 대해 점검해 본다.
▲ 전문계고 취업 급격히 감소
정부는 사회적 저출산 문제와 연관해 전문계고 학생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1990년 전국 전문계고의 학생수는 80만명에서 2009년 48만명으로 감소했으며 10년 내 현재의 24만명(50%)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대학 정원 확대와 학벌중심 사회구조 등으로 대학 진학이 증가하며 전문계고의 취업률이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0년 취업률과 진학률은 각각 15만명(51.4%), 12만명(41.9%)이었으나 2009년 들어 2만5천명(16.7%), 11만명(73.5%)으로 역전됐다.
이런 영향으로 전문계고졸 수준의 구인난 문제가 발생하고 청년실업률이 일반실업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노동부가 지난해 하반기 국내 3만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 미충원율은 8만명(17.6%)였으며 이중 전문계고 수준(기능사 이하) 인력 미충원이 6만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의 ‘고등학교 직업교육 선진화방안’
정부는 전문계고의 취업 급감에 따른 산업계의 인력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계고를 직업교육기관으로 개편하기 위해 고교 직업교육 선진화방안을 마련했다.
선진화방안은 2015년까지 특수목적고와 특성화고, 전문계고, 종합고를 마이스터고, 특성화고로 개편시키고 일부 고교는 일반계고로 전환시키는 계획이다.
또한 체제개편 지원사업을 통해 산업 연계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재정지원 및 평가·관리제도를 마련해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마이스터고는 유망분야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도입해 장인(匠人)을 양성하는 학교로 운영되고 있으며, 특성화고는 특정 분야의 인재와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한 특성화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학교로 특정 분야의 전문 고등학교와 대안학교의 형태로 나뉜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691개의 전문계열 고등학교를 2015년까지 마이스터고 50개교, 특성화고 350개교로 개편하고 나머지 291개교를 일반계고 등으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 경기도 내 전문계고의 체제개편 전망
현재 도내에는 마이스터고 2개교, 특수목적고 1개교, 특성화고 32개교, 전문계고 89개교 등 모두 124개교가 전문계열 고등학교로 분류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정부의 고교 직업교육 선진화방안에 따라 이들 학교의 체재개편에 관해 의견수렴과 전문적 검토를 거친 후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일반계고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학교 신청을 토대로 내부 검토를 거친 후 7월 말까지 계획을 수립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전문계고 학생들이 진학을 많이 했었지만, 대학생활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통계자료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소질에 맞는 고교 교육으로 미래의 진로를 제대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교 직업교육 선진화방안을 내실 있게 추진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전문계고를 육성해가겠다”고 밝혔다.
▲ 도내 전문계고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의 의견
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전문계고 육성을 위해 체제개편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도내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내 전문계고 A교사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대학진학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대부분은 중도에 포기하거나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선진화방안을 도입하는 것은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부모 B씨는 “아이가 공부하는 것보다는 물건 만드는 일을 더 좋아해 전문계고에 진학시켰는데 정부에서 전문성을 강화시킨다고 하니 더 좋은 조건에서 공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에 반해 체제개편에 대한 우려사항도 나오고 있다.
전문계고 C교사는 “선진화방안의 취지도 좋지만 당초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지역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많은 상황에 전문계고를 나와 만족할 수 있는 취업이 보장되기는 어려운 환경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적인 지원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좋은 곳으로 취업할 수 있는 실력 양성과 좋은 기업들과의 연계를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계고 D교사는 “전문계고의 체제개편을 하게 되면 학급수가 줄어들게 될텐데 이 경우 교사들의 수급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전문계고 교사의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도내 전문계고들은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로 전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체제개편이 단지 학교의 생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고 우수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는 본질적인 개선을 이루기 위한 방향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