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인한 사망은 연기에 의한 질식사고가 대부분으로, 사망자는 출입구 쪽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비상구를 이용하지 못하고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려 일어난 참사라 할 수 있다.
평소 비상구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이런 피해는 분명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방방재청에서는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고자 올해를 ‘화재피해저감원년의 해’로 정하고 일제히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와 더불어 모든 소방관서는 비상구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비상구 폐쇄행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비파라치’(일명 비상구 파파라치)제도를 도입해 소방안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있다.
도민을 감시자로 참여시킨 비파라치 제도는 전문 신고꾼의 등장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비상구가 제대로 관리되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 실보다는 우리 사회의 득이 더 큰 제도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비파라치 제도의 시행 및 정착으로 화재와의 전쟁에서 인명피해 제로화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것 또한 보람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건물영업주는 비상구에 대한 유지관리를 생활화해 스스로 안전 확보 의식을 함양하고, 건물 이용객은 건물 출입 시 항상 비상구의 위치를 확인하는 등 비상구의 대한 경각심을 깨닫는 비상구 안전관리에 대한 도민 의식의 변화야말로 화재와의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는 게 되는 것이다.
화재 현장은 전기가 차단되어 건물의 실내는 환한 불빛도 화려한 조명도 없는 깜깜한 어둠에 휩싸이게 된다.
이러한 어둠 속에서 연기와 불길을 피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건 오직 비상구뿐이다.
즉, 비상구는 생명의 통로이다. 소중한 생명의 문을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닫아 버린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