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진의 재 발견’
류진(38). 그는 늘 진지하고 차갑고 냉정했다.
부잣집 아들이거나 엘리트였고,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거의 매번 두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연기를 펼쳤다.
그런 그의 캐릭터는 SBS ‘천만번 사랑해’나 KBS ‘엄마가 뿔났다’와 ‘내 사랑 누굴까’, MBC ‘종합병원 2’ 등 인기 드라마 속에 녹아들었고 그는 그렇게 ‘안정적인 생활 연기자’로 정착하는가 싶었다.
그런데 웬걸, 데뷔 14년 만에 ‘쇼킹한’ 캐릭터의 반란이 일어났다. 지난달 막을 내린 KBS 2TV 코믹 첩보드라마 ‘국가가 부른다’에서 그는 ‘완벽한 허당’, ‘백치남’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엉뚱하고 무식하며 귀여운 재벌 2세 한도훈으로 둔갑했다.
그의 변신은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돌아오게 만들 정도로 새콤했고 시청자는 덕분에 ‘개그콘서트’ 못지않은 즐거움을 얻었다. 반면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지난 14년간 이 배우를 오직 한가지 이미지로만 기용했던 것에 대해 뼈아픈 후회를 했다.
“안 그래도 드라마 쫑파티에 가니까 제가 모르는 PD분들이 잇달아 명함을 주시면서 다음에 같이 일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시청자들이 사랑해주신 것도 물론 감사하지만 방송 관계자들이 제 연기를 보고 놀라고 좋아 해주신 게 더 기뻐요.”
“새로운 캐릭터라 두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이 캐릭터만큼은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찍으면서 재미가 있었고 새로운 것을 해보는 어색함보다는 내가 왜 진작 이런 역을 안 했을까 싶은 생각이 계속 들 정도로 유쾌했어요. 남들이 제 연기를 보고 웃을 때 전 더 웃으면서 연기했고 즐거웠기 때문에 반응도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국가가 부른다’는 참신한 기획에서 출발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구성력이 떨어지면서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시청률도 MBC ‘동이’에 밀려 한자리대로 저조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대로 한도훈은 살았고 이 캐릭터가 화제를 모으면서 등장인물의 비중도 주인공 김상경에서 류진으로 옮겨왔다.
“일단 한도훈은 지금껏 제가 해온 캐릭터와 달리 한 여자만을 좋아해서 지지를 받은 것 같아요. 두 여자 사이에 끼어 있으면 아무리 괜찮아도 우유부단해 보이거든요. 그런데 한도훈은 단순하고 솔직해서 무척 사랑스럽죠. 왕자병이긴 하지만 그 역시 귀여웠고요. 어유, 이 드라마 하면서 나이를 속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교복 비슷한 옷도 입고 나오고….(웃음) 웃겨서 NG 난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라스트의 감옥 신에서도 애드리브를 많이 했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이런저런 애드리브와 아이디어를 많이 낸 것도 제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