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민선 자치단체장이 취임한 지 3주가 지났다. 세계사에는 3만큼 많이 등장하는 수도 없다.
3은 어떤 의미에서는 완벽한 조화를 말한다. 많다는 뜻보다는 완벽하거나 조화롭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상하게도 우리들의 사고 체계는 3이라는 숫자와 깊은 관계가 있다. 안정의 상징이다.
새로 취임 했거나 재임하는 자치단체장의 대폭적인 첫인사를 앞두고 지방공직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인사는 조직 장악의 첫 단계다. 특정정당 소속 단체장이 오래 동안 집권해오다 단체장과 함께 소속 정당이 바뀐 지역은 더욱 그렇다.
3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정권도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를 매듭짓고 각료 인선 작업에 들어가 7·28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 뚜껑을 열 계획인 듯하다.
국정운영방식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임을 느끼게 한다. 인사를 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물론 그 안에 담긴 국정구상까지도 읽을 수 있다. 인사가 중요하다.
보상이나 코드 차원에서 인사가 이뤄지면 지방행정의 난맥상을 초래할 수 있다. 업무능력에 따라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듯 해 안타깝다. 요즘 지방은 보은과 코드 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 지방선거 때 후보를 도왔던 인물에 대한 보은이다. 또한 자신의 정치적 이념에 맞는 인물을 요직에 기용하는 일이다. 특히 개방형의 경우는 더욱 노골적이다. 외부의 능력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사람 챙기기에 급급하다.
교육감도 예외는 아니다. 지방정부가 새로 출발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물갈이 인사는 필요하겠지만 공직사회 질서를 파괴할 정도는 도를 넘기는 일이다. 물론 새 단체장의 철학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코드인사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공직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인사 대상자들은 좌불안석일 게 분명하다. 술렁이는 공직사회를 안정시키는 일도 자치단체장의 몫이다.
광역이나 기초단체에서 흔히 나타나는 지연과 학연에 따른 인사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흔히 핵심보직은 능력보다는 내 측근이어야 한다는 발상도 잘못된 생각이다. 측근들의 논공행상을 따져 ‘나눠 먹기식’으로 해왔던 인사 관행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자기 사람 심기는 조직 안에 파당을 짓거나 부정부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공명정대한 인사가 요구 되는 이유다. 조직을 장악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사람을 안 쓰고 공정 인사를 하는 것이다. 인사는 잘해야 본전이다.
음악에서 하모니(harmony)는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음들이 조화로운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하모니는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음악에 느낌을 더해 주고 깊이 있게 해준다.
공직사회 인사는 음악의 하모니와 같다. 서로 다른 인물들이 조화롭게 일하도록 만들어 주고 그 다음으로 공직사회의 깊이가 더해 갈 수 있다. 인사는 정치적 분배 행위가 아니다.
자치단체가 출자나 출연기관도 늘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공모제를 통해 기관장을 선발해야 한다. 후진적 정치형태인 보복인사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상대후보를 도왔다고 쫓아내는 악순환이 이뤄져서는 곤란하다.
급한 대로 일부 인사가 이뤄지고 대폭적인 인사잔치가 벌어진다. 주변이 바뀌었으니 ‘물 좋을 때’ 요직을 차지하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새 피를 수혈하고 바람구멍을 트려면 뭔가 지각변동도 필요하다.
이 때 마찰은 커진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된다. 우선 청탁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공직사회가 약간은 긴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사를 보면 자치단체장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다. 소통이 화두가 된 민선5기 지방자치시대 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기초로 형성되는 정치구조다. 한 단계 높은 새로운 인사 패러다임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