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을 위해 이제 자리를 비워줘야 할 시기가 된 것 같고 그 시기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해온 이운재(37·수원 블루윙즈)가 16년간 가슴에 달아왔던 태극마크를 오는 1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반납한다.
이운재는 3일 “그동안 대표팀에 헌신해왔고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할 때”라며 “사람은 자신이 떠날 시기를 알아야 한다. 지금이 그 순간이다”라고 밝혔다.
이운재는 지난 1994년 3월 미국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간대항전(A매치)에서 대뷔했으며 그해 미국 월드컵에 출전,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 후반전에 최인영과 교체돼 월드컵 무대에 처음 올랐다.
이후 1996년 K리그 수원 블루윙즈에 입단한 이운재는 갑작스러운 간염 판정으로 2년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으며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김병지에 밀려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으나 힘겨운 시기를 보낸 이운재는 2001년 마침내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다시 발탁됐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안정된 모습과 움직임으로 매 경기를 풀어 나갔고 8강전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4번째 키커인 호아킨의 슛을 막아 한국의 4강 신화를 만들어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때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운재는 이번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나서면 A매치 132경기를 뛰게 돼 A매치 135경기를 기록한 홍명보(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이어 역대 2번째 A매치 최다 출전 선수로 남게 된다. 이운재의 경기당 실점은 0.86골이다.
대표팀에서 물러나는 이운재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 장갑을 후배 정성룡(성남 일화)에게 물려주면서 서서히 대표팀 은퇴를 준비를 했으며 소속팀인 수원 블루윙즈에서는 계속 뛸 전망이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명예롭게 대표팀에서 떠나는 이운재의 공로를 고려해 오는 11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은퇴 경기는 물론 국가대표 축구선수로는 처음으로 공식 은퇴식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