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람들을 만나보면 의외로 심폐소생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는 아주 특별한 기술로 인식을 했다면, 이제는 일반인들도 배우기만 하면 “갑자기 심장이 멈춘 사람에 대해 실시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아주 대단하게 느끼고 있음을 실감한다.
우리나라도 대학에 응급구조학과가 생긴지 벌써 15년 여가 지났고, 그동안 소방에서도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에 남다른 공을 들인 결과라고 자평해본다. 하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좀 더 해보면 한계를 바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심폐소생술이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는데 정작 ‘어떻게 하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는 그동안 우리 소방의 심폐소생술 교육에도 일정 책임이 있다고 판단된다. 시행 초기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하다보니 정작 심폐소생술에 대한 실습이 부족했고, 특히나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다 보니 눈으로 보는 교육, 귀로 듣는 교육을 많이 하게 된 것이다.
백 사람이 중요성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위기의 순간에 정확히 시행을 할 수 있는 한 사람이 더 중요한 것이 심폐소생술이다.
예전 어느 프로야구 선수가 심장질환으로 쓰러졌을 때, 그 수 많은 관중 가운데 누구하나 심폐소생술을 정확히 아는 사람도, 알아도 시행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이번에 우리 소방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심폐소생술 교육에 대한 시스템의 변화를 도모했다.
그것은 단순히 다수를 모아놓고 형식적으로 ‘심폐소생술은 이렇게 합니다’하고 보여주는 교육이 아니라 상설 강좌를 개설해서 필요성을 홍보하고, 그렇게 찾아온 사람에게 자세히 가르치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자치센터의 교양 강좌 중에 심폐소생술과 소방안전 교육 시간을 별도로 마련해 미리 일자를 정해 신청을 받아 실시되는 이 교육은 비록 적더라도 적극성인 자세로 임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밀도 있는 실습과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시범으로 지난달 20일 정자3동주민자치센터에서 실시한 교육에는 총 30여명이 참여했다.
실습과 교육에 참여한 분들의 공통점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답이다. 심폐소생술은 맨손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정확하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결코 쉽고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 사실은 교육의 큰 성과라고 생각을 해본다. 눈으로 귀로 보고 듣기만 해서는 심폐소생술을 하는데 얼마나 어려운 자세에서 얼마나 많은 체력을 요구하게 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심폐소생술은 전문 응급구조사도 10~15분 정도만 해도 온몸에서 땀이 나고 팔이 저려오는 고도의 체력을 요구하는 힘든 처치다.
앞으로 이 교육이 조금 더 활성화 된다면 더 나아가 많은 지역에서 실시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비록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는 해도 다수의 인원이 강당에서 눈으로 귀로 강의를 듣고 마는 심페소생술 교육은 이제 지양돼야 할 것이다.
상설화된 심폐소생술 교육, 그리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실습의주의 교육은 심폐소생술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분명히 가져올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