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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역축제는 삶의 희망이다

문화자원 통해 경제 기여
적극·능동적으로 개선 시급

 

무더운 여름이 막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올 때쯤이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식가들은 전어 맛을 보기 위해 교통의 불편도 감수하고 전어축제장에 가서 다양한 전어의 맛을 볼 뿐만 아니라, 전어와 관련된 다양한 축제를 구경하면서 한 여름의 더위와 씨름하던 고통을 씻어 버리고, 삶의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서 집으로 온다.

이렇게 지역축제는 다양한 형태와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에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충남 보령머드축제,이천의 쌀 문화축제,등과 같이 지역의 향토문화와 자원을 통해서 지역경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문보도에 의하면 부천시와 평택시, 안양시, 그리고 양주시 등 경기도내 주요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재정의 어려움과 자치단체장의 판단에 따라 축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첫째, 축제에 대한 철학의 빈곤이다. 사실 하나의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왜 축제가 필요한지, 그 축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것인지, 축제가 지역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그리고 축제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등을 충분하게 고민하는 과정 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주민이 아닌 지방정부가 중심이 돼서 만들어지는 축제를 보면 지역주민과 함께 고민하기 보다는 외부 전문기관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축제는 여유의 산물이라는 생각을 바꿀 때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축제는 돈이 있는 사람, 시간이 있는 사람,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향유하는 부자들만의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국민들은 가뭄이 들거나, 국가적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기우제, 무속의 굿거리, 세시의례(歲時儀禮)로서의 동제(洞祭) 등을 통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셋째, 축제는 비경제적 활동이라는 소극적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은 축제가 예산만 축낼 뿐, 지역경제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난 1995년 이후 축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때는 축제와 지역경제를 연결시키기 못했기 때문에 축제가 빈약한 재정을 축낼 뿐, 지역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부터는 축제와 경제를 연관시키기 시작했으며, 안성시의 바우덕이 축제, 함평의 나비축제, 경북예천의 곤충바이오 엑스포 등은 자치단체의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 축제는 흥과 신명을 줄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적극 기여할 수 있다는 적극 인식을 가져야 할것이다.

넷째, 정치의 수단화이다. 1995년 민선자치단체가 시작되면서 지역축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당시의 지역축제가 지역의 정체성과 함께 주민들에게 흥과 신명을 주기 보다는 선출직 자치단체장이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 축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보니 일부 시민과 관련자들은 정치의 수단화된 축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섯째, 향토 문화적 정체성의 빈곤이다. 일부 축제들은 이름만 다를 뿐 프로그램을 재탕하거나 짜깁기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은 경우가 많다. 이것은 바로 지역축제가 지역의 향토문화예술을 근간으로 지역축제의 정체성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축제에 대한 참신성 부족 등으로 축제의 존폐위기가 거론되는 것이다.

이제 주민과 지방정부, 그리고 축제전문가들은 축제에 대한 철학적 빈곤의 극복과 함께 축제가 여유 있는 자들만의 향유물이라는 부정적 생각, 축제는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빈약한 지방재정을 축낸다는 생각, 축제를 자치단체장의 재선에 이용하는 정치수단화 등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축제가 존폐의 위기를 뛰어 넘어 문화시대의 중요한 삶삶의 양식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물론, 인간에게 끝없이 흥과 신명을 불어넣어 주는 에너지원과 함께 문화와 경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우리 인간의 삶에 무한한 유익함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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