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본회의장 기습점거 “정 의원 공개사과·부대표직 사퇴를”
민주 “발언 빌미 파행 몰아간 책임져야…” 의정 공백 장기화 조짐
경기도의회가 1일 첫 정례회도 못 연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고 있어 의정 공백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의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7일 회기의 제1차 정례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이 오전 10시께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하면서 결국 파행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수석부대표 정기열 의원이 지난달 20일 임시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시정잡배로 묘사하고 정재영 대표의원에게 사퇴하라고 하는 등 ‘막말’을 했다”며 정 의원의 공개 사과와 수석부대표직 사퇴 등을 요구해왔다.
지난달 26일에는 정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고발했다.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민주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강경 대응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본회의장 점거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요구를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 사태가 쉽사리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하고 “한나라당은 정 의원의 발언을 빌미삼아 의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한나라당 대표의원이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간 양보 없는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의사일정도 줄줄이 차질을 빚게 됐다. 도의회는 이번 회기 중 2009회계연도 경기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승인, 2010년도 도 교육청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또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일부 개정안,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안, 경기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 등 현안도 산적해 있어 파행이 장기화하면 도와 도교육청 주요정책 추진과 예산수립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회와 특위 활동은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민생행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