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을 노리는 성남 일화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논두렁 잔디’를 그대로 놔두면 몰수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아 체면을 구겼다.
29일 성남 구단에 따르면 AFC는 전날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성남이 알 사뱝(사우디아라비아)과 2010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 경기를 제대로 치를만한 그라운드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대회 규정에 따라 몰수패를 당할 수도 있다’고 통보해 왔다.
대회 4강에서 알 샤밥과 싸우게 된 성남은 10월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1차전을 치르고, 같은 달 20일 홈 구장인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2차전을 벌인다.
성남의 홈 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에는 고온다습한 기후에 약한 양잔디가 깔려 있는데 올여름 계속된 무더위와 많은 비를 견디지 못하고 심하게 훼손돼 K리그를 치르면서도 원정팀의 원성이 자자했다.
지난 15일 개최된 수원 블루윙즈와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두고 경기장을 관리하는 성남시와 성남시시설관리공단에서 부랴부랴 보수 작업을 해 40% 정도 새 잔디를 깔았지만, 선수들이 제 플레이를 보여주기에는 여전히 모자랐다.
이런 가운데 성남과 경기를 앞둔 알 샤밥이 그라운드 사정을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
AFC는 일단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상태임을 확인할 최근 찍은 그라운드 사진과 보증서를 다음 달 4일까지 보내라고 성남에 요구한 뒤 대회 규정에 따라 킥오프를 앞두고 경기감독관이 그라운드 조건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홈 팀에는 몰수패가 선언돼 상대팀이 3-0으로 승리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성남 구단은 “추석 연휴가 겹쳐 시와 협의가 늦어졌지만 바로 보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AFC가 요구한 날까지는 문제없이 보수작업을 끝낼 것”이라며 “잔디 때문에 몰수패를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