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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남북관계과 6자회담, 선순환 구조 이뤄야

천안함,회담 재개 발목
북미 회담 여건 마련돼야

 

남북관계와 북핵문제는 우리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두 가지 큰 과제이다. 북핵문제는 국제문제로서 주변 4강이 참여하는 6자회담의 틀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한반도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6자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도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6자회담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대북 화해와 협력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핵문제와 연계시키지 않았다. 그 결과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이면서 6·15와 10·4 정상선언을 마련했고, 남북관계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비롯해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가능했다. 남북관계가 좋을수록 6자회담에서 우리의 발언권은 강화돼 지금까지도 유효한 9·19 공동성명, 2·13 합의 등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원칙을 마련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남북관계와 6자회담이 선순환 구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의 남북관계가 악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문제인 천안함 사건이 6자회담 재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6자회담 재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며 한국정부의 입장에 동조했다. 역설적으로 정부는 6자회담 재개를 막는 주도권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8월 북한은 중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6자회담 재개 의사를 밝혔다. 그 직후 우다웨이 중국 수석대표는 미국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있은 이후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미 행정부는 지난 8월 말 천안함 격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에서 비핵화의지를 보여주는 특정한 조치를 취해야 6자회담 재개가 가능하다고 하다가 지난달에는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조치들도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상응해 북한도 지난달 7일 대승호 송환, 10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제의, 15일 군사회담 제의 등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제스처로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송환을 위해 방북한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뉴욕타임즈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6자회담 재개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밝혔다.

이제 6자회담 재개의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 속에서 오직 한국만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의 사과를 6자회담 재개의 전제로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별개의 사항으로 접근해 서로에게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북핵문제와 남북문제가 서로의 발목을 잡아 어느 하나도 해결하기 힘든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와 보조를 맞추던 미국의 행보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가 북한에게 천안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을 지속할 경우, 국제사해의 핵비확산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달 13일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과거에도 유용하다고 판단될 때 북한과 직접대화를 가졌고, 앞으로도 북한과의 양자 및 다자회담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북미 양자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 것이다. 북한 역시 지난달 23일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내각 총리로,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제1부상으로, 그리고 리용호 외무성 참사는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시킴으로써 북미 간 직접교섭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 양자 회담이 언제든지 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6자회담 회원국의 발 빠른 행보가 있음에도 정부가 이번 계기로 확실히 ‘북한을 혼줄내야 한다’는 식으로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가 판을 깨는 격이 된다. 과거 일본이 납북일본인 문제로 결국 회담에서 소외됐던 것과 같은 입장에 처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와 같이 6자회담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다가는 ‘밥 할 생각은 않고 밥상만 기다리다 숟가락만 빼앗기는 누’를 범할 수 있다. 정부는 남북관계와 6자회담이 다시 선순환구조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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