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하면서 승리할 때 만큼 기쁠 때가 없어요. 올해 WK리그의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지난달 30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대교눈높이 2010 WK리그’ 챔피언 결정전 수원FMC(수원시설관리공단)과 인천 현대제철의 2차전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을 정상으로 이끈 ‘가을 여인’ 전가을의 소감이다.
파주에서 태어난 전가을은 문산초 재학시절 육상과 탁구를 배우며 운동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됐고 5학년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당시 전가을은 육상대회에서 100m와 800m, 400m 계주 등에 출전해 메달권에 드는 좋은 성적을 냈으며 탁구도 시·도 대회에 참가할 정도의 실력을 보유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5학년때 탁구를 배우던 당시 팔꿈치에 부상을 입었지만 성장통으로 인해 수술도 못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잘 뛰어다니고 남자애들과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당시 남자축구부 감독님께서 축구를 해보자고 하셔서 축구부에 들게 됐어요.”
전가을은 훈련도 남학생들과 함께 했고 축구의 매력에 빠져 탁구보다는 축구를 선택하게 됐다.
이후 전가을은 6학년때 파주에서 열린 5인제 여자축구에 참가해 우승과 함께 득점상, 최우수선수상을 받으며 당시 오산여중 이두철 감독에 눈에 들어 같은해 화성초로 전학을 하게 됐다.
이후 오산여중과 오산정보고, 여주대에 진학해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화성초로 전학을 간다고 했을 때 여자축구가 인기도 없고 비전이 없는데다 부모님 곁을 떠나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에 반대가 심했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는 말처럼 전가을의 부모도 자식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어려서 축구에 미쳐서 살았다는 전가을에게 축구는 ‘의식주’ 만큼이나 중요했지만 그런 그도 축구를 그만 두고 싶을 때가 있었다.
“대학교 막 입학을 했을때 고등학교때와는 아무래도 많이 다르더라고요. 부상도 있었고 경기 출전도 잘 하지 못해 스스로 자신이 없어 포기하려 했지만 그렇게 축구를 말리시던 부모님께서 많은 힘이 되어주셔서 그 끈을 놓지 않았죠.”
‘대교눈높이 2010 WK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화제가 됐던 ‘키스 세레머니’는 사전에 예정이 돼 있었다.
“그 카메라 감독님과 알고 있던 사이였는데 골을 넣으면 카메라에 키스하러 간다고 했더니 승락을 해주셨어요. 1차전 때 했어야 했는데 골을 못넣어 못했고 2차전 때 그 약속을 지키게 됐죠·”(웃음)
전가을은 “어려서는 무턱대고 뛰어놀며 축구를 했지만 이제는 컨디션과 몸관리를 잘 하고 있다”며 “여자축구 마지막 전국대회인 제91회 전국체육대회에서도 반드시 우승해 경기도의 9연패 달성에 한 몫을 하고 수원FMC를 올 3관왕에 올려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