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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인터넷 언어

한글학회는 1989년 3월 시행된 한글 맞춤법 개정을 통해 한글이 진정한 소리글자임을 천명했다.

 

본뜻이 분명치 않은 단어의 경우 되도록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소리 나는 대로 적는 현상은 영어권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그 뜻을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면 소리로써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소리글자 체계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 우리 언어체계에서 인터넷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세대 간에 의사소통의 단절이다.

 

 언어를 극도로 축약해 전달하는 인터넷 신조어로 ‘깜놀(깜짝 놀라다)’, ‘이뭐병(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열폭(열등감 폭발)’ 등이 있는가 하면 ‘레알(정말)’, ‘쩔라(최고로)’ 등과 같이 국적불명의 단어도 있다.

 

이러고 보니 그야말로 ‘쉰’세대들은 ‘요즘’세대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감조차 잡기 어렵다. 뿐만 아니다. 청소년들 간에 대화에 있어 욕설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남녀학생을 불문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야 말로 거침이 없다.

 

한글날을 앞두고 한국교총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은 욕설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이처럼 학생들의 욕설문화가 일상화된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인터넷의 등장 때문이다. 인터넷세계에는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가 존재한다.

 

이러한 그들만의 리그에는 그들만의 의사소통 수단이 필요하다. 별다른 이해관계는 없지만 ‘우리’라는 동질감을 가지려면 일반 언어와는 달리 그들만의 언어, 즉 차별성을 원한다. 거기에는 기존 질서의 엄숙함을 비웃는 냉소주의가 한 몫을 한다. 그래서 재밌다. 재밌기 때문에 그들만의 언어가 가지는 전파력은 엄청나다.

 

20세기 언어학 분야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로 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이 있다. 소쉬르는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요, 기호학의 창시자로 불리며 비트겐슈타인 역시 ‘논리철학 논고’를 통해 언어철학자로서 커다란 성취를 한 인물이다.

 

그런 그들이지만 오늘날 인터넷 언어의 무한한 진화 앞에서는 그저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해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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