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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功)많이 들인 것은 세상 오래남기 마련

독창적이고 오래된 물건
박물관, 역사 살아숨쉬는 현장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각국의 명승지 여행을 즐기고 있다. 중국에 가면 만리장성이나 이화원에 간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나 영국 런던 테임즈 강변의 런던 탑, 대영박물관,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포함된다. 공을 많이 들인 탓에 아직도 세상에 남아 그들의 혼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서울에서 외국인에게 소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화려한 빌딩보다는 조선시대의 건축물과 역사적 유물일 것이다.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된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가 아무리 가치 있다고 해도 현재는 우리 서울의 조선시대 건축물만 하겠는가? 이유는 브라질리아의 역사가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을 도자기 전쟁이라고 가끔 표현하기도 한다. 조선인들이 사용하던 사발이 왜구들에게는 처음 보는 물건이었던 것이다. 개밥그릇도 일본에서는 보물이었다. 그래서 많은 도공들이 사로잡혀갔고 그들이 전수한 것이 오늘날 일본의 도자기이다. 고려청자가 일본의 도자기 보다 가치가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세계에서 하나뿐인 독창적이고 오래된 물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시골은 높은 산과 넓은 들, 그리고 굽이쳐 흐르는 강 과 계곡사이의 촌락들로 구성돼 있다. 봄이 오면 보리밭 주변은 온통 회색을 푸른 녹색으로 바꾼다. 여름철 햇볕이 내리쬐어 온도가 올라가도 물을 가득 채운 논은 시원한 산소탱크이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판과 다양한 마을, 사람이 어우러진 모습은 풍요가 가득한 생태낙원이다. 하얀 서리가 내린 다랭이 논과 밭, 조그만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는 마을,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 불빛을 볼 때면 사람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이다.

하루가 달리 변하는 세상에서 가장 한국적이며 아름다운 농촌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귀농정책이다. 농촌으로 가서 살고 싶어 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도시민이 시골 가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귀농교육을 서울 기차역사 등 많은 곳에서 실행하고 있다.

둘째 농촌과 도시의 상호공유정책이다. 퇴직 후 귀향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나 또한 직장을 떠나면 시골 가서 살고 싶다. 막연한 생각이지만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다. 친구들은 한결같이 땅은 구입했느냐, 나이 많아 병원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해주는데 이 모두가 사실 중요한 지적이라 생각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도시 가까운 농촌에 실버타운을 세워 도시와 농촌의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고 독거노인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한층 아름답고 풍요로운 금수강산의 아름다운 농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공을 많이 들인 농촌박물관이 필요하다. 이 곳에서 가장 한국적이며 아름다운 농촌의 역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할아버지의 삶과 농사지은 흔적들, 농진청이 태어난 배경과 설립 역사, 우장춘 박사, 통일벼 개발의 주역들, 그 당시의 실험실과 통일벼 실물, 농진청이 올해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가 주관한 39개 중앙행정기관 종합평가에서 최우수기관(1등)으로 선정된 사실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박물관은 농촌의 가치를 높이고, 농업인의 자존심을 고취하며 나아가 도시와 농촌의 만남의 광장이자 서로를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산림청에는 이미 많은 수의 산림박물관이 있음을 감안한다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 농촌진흥청이 100년간 자리한 수원 서호 옆에서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이 역사적 자리에 농업박물관이 세워질 수 만 있다면 농진청과 연관돼 있는 수 많은 내국인과 외국인, 지속되는 우리 후배 가족들에게는 다시 찾아볼 수 있는 훌륭한 명소가 될 것이다.

여행한 도시나 그 나라를 제대로 알려면 그곳의 박물관에 가보라는 말이 있다. 박물관은 바로 그곳의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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