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평소에 비해 유독 많은 주민들이 찾아 금요장터를 가득 메웠다. 바로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배추 할인판매 때문.
경기농협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배추가격을 잡기 위해 포천 영중농협을 통해 2천포기의 배추를 확보, 이날 금요장터를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시세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 것이다.
10㎏ 그물망(3포기) 기준, 특·상·중으로 나눠 각각 1만2천원, 1만원, 8천원씩에 판매됐다.
이날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품 기준 10㎏ 그물망이 1만1천원대에 판매된 것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중 정모(53) 씨는 “전날 집 근처 슈퍼에 배추를 사러 갔다가 3포기에 2만원이 넘어 발걸음을 돌렸다”며 “금요장터에서 배추를 싸게 판다는 소리에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양껏 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아쉽지만 당분간은 김치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장터에서는 상인과 고객간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은 늘상 있는 일이다. 즉석에서 가격할인 행사도 펼쳐진다.
특히 이날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은 채소 상점 앞.
채소 가격이 나날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상인들이 즉석에서 가격할인 행사를 펼쳤기 때문이다.
총각무와 대파, 상추, 오이 등이 수북이 담긴 장바구니의 무게 만큼 고객들은 표정은 기쁨에 찼다.
즉석 할인 행사를 펼친 한 상인은 “도매시장 경매가격보다 싼 가격에 품질이 좋은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올해는 작황이 좋지 않아 더 싼 가격에 공급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처럼 경기농협 금요장터는 옛 시골 장터의 추억을 그대로 간직한 데다 산지 생산자가 직접 안전 먹거리를 도시민에게 제공해 유통 마진을 없앤 ‘착한 장터’로 유명하다. 게다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단 한차례도 쉬지 않았다. 매주 금요일 오전 8시면 경기농협 주차장에 어김없이 열려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금요장터가 열리는 날이면 인근 인계동과 권선동, 매탄동 주민 뿐만 아니라 안산, 성남, 화성 등 지역에서 입소문을 듣고 찾은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